[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13년전인 2010년, '효자종목'인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광저우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일본에 1점차 분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3-4위전에서 카자흐스탄을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대회 5연패가 끊긴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때, 참사 현장에 있던 선수 중엔 현역 국가대표 류은희(33)가 있었다. 당시 약관의 막내였던 류은희는 어느덧 베테랑이 되어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
류은희는 3일 오후 12시(이하 한국시각)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궁상대학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 항저우아시안게임 핸드볼 4강에서 30대23으로 승리해 결승 진출권을 따낸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광저우 참패 현장에 있었는데, 극복해서 다행이네요. 기쁩니다"라고 웃으며 소감을 말했다.
류은희는 "그땐 많이 어린 막내여서 정신없이 대회가 지나간 것 같다"고 돌아본 뒤 "하필이면 일본한테 우리가 졌다. 실패의 쓴맛을 알기 때문에 일본에 더 이상 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이후로는 일본한테 진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을 언급한 이유는 한국의 결승전 상대가 일본이 유력시되기 때문이다. 결승전은 5일에 열린다.
한국은 지난 8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올림픽 아시아 예선 마지막 4차전에서 일본을 25대24로 꺾고 11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류은희는 "최근에 한 경기에서 제가 부상도 있었고, 팀에서 3일밖에 운동을 안했다. 감독님이 원하는 방향이 뭔지 알아가기엔 부족했던 것 같다. 지금은 여유있게 준비할 수 있다. 어떤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지 알고 있다. 의사소통을 많이 하고 있다. 준비를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경기에선 중국 홈 관중의 응원구호인 '짜요'(파이팅)이 끈임없이 울려퍼졌다. 유은희는 "타격은 없었다"며 웃었다. "의사소통이 안되서 크게 얘기하는 등 소통하는데 어려움은 있었지만, 주눅이 들거나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반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전반을 15-14, 1점차로 마쳤다. 후반에 가서야 격차를 벌려 7점차 승리를 거뒀다. 류은희는 "초반에 사소한 미스가 있었다. 집중만 더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불안하거나 질 것 같진 않았다"고 했다. 류은희는 홀로 7득점을 책임졌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선 중국이 한 달 사이에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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