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욕받이 듀오가 난세의 영웅이 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연전연패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드디어 첫 승을 거뒀다. 3경기 만이다. 공교롭게도 팀을 승리로 이끈 주역들은 그간 맨유 팬들에게 끊임없이 비난받았던 해리 매과이어와 안드레 오나나 골키퍼였다. 매과이어는 결승골을 터트렸고, 오나나 키퍼는 페널티킥을 막아냈다.
맨유는 25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0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A조 3라운드에서 FC 코펜하겐을 상대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맨유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처음으로 거둔 승리였다. 맨유는 앞서 열린 조별리그 1, 2라운드에서 각각 바이에른 뮌헨(3대4 패)과 갈라타사라이(2대3 패)에게 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맨유는 이날 승리로 조 최하위에서 간신히 3위로 올라섰다.
이날 맨유를 승리로 이끈 것은 그간 팬들의 비판을 받아왔던 '욕받이 듀오'였다. 바로 전 주장인 해리 매과이어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맨유가 영입한 오나나 골키퍼였다. 매과이어는 지난 시즌부터 폼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특히 에릭 텐 하흐 감독의 눈 밖에 나면서 찬밥 신세였다. 팀에서 내보내려는 시도도 있었다. 그러나 매과이어는 계속해서 팀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을 드러내며 팀에 남아 있었다. 팬들의 비난도 묵묵히 견뎠다.
오나나는 텐 하흐 감독이 원했던 팀 체질 개선의 핵심인물이다. 텐 하흐 감독은 12년간 팀의 골문을 지켜온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를 퇴출하고, 오나나를 영입했다. 그러나 오나나는 시즌 초반부터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연발하며 팀의 패배를 자초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 '실패한 영입' 취급을 받았다. 팬들은 데 헤아를 다시 데려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게 완전히 팬들의 눈 밖에 나 있던 매과이어와 오나나가 이날 코펜하겐 전에서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슈퍼 히어로'로 거듭났다. 팀 승리를 만든 결정적인 활약을 펼친 것.
이와 관련해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매과이어와 오나나가 밑바닥 신세에서 영웅으로 변신해 맨유를 구해내면서 감동적인 밤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두 사람이 승리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매과이어는 0-0이던 후반 27분에 헤더 결승골을 터트렸다. 맨유의 코너킥이 일단 무산됐지만, 세컨볼을 잡은 에릭센이 크로스를 올렸고 매과이어가 박스 안에서 뛰어올라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VAR이 가동됐으나 매과이어의 위치가 온사이드로 확인돼 골이 인정됐다.
매과이어가 만든 리드는 오나나가 지켜냈다. 후반 추가시간 4분이 주어진 가운데 종료 직전 코펜하겐이 코너킥을 얻었다. 골키퍼를 포함한 11명의 코펜하겐 선수들이 모두 공격에 가담했다. 마지막 코너킥이 올라갔을 때 맨유 맥토미니가 클리어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코펜하게 선수의 얼굴을 발로 걷어차게 됐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조르단 라르손이 키커로 나섰다. 오나나는 침착하게 라르손을 응시하더니 오른쪽으로 날아오는 슛을 절묘하게 쳐냈다. 맨유의 두 미운오리새끼들이 슈퍼히어로로 거듭난 순간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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