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소년들' 정지영 감독이 배우 설경구를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정지영 감독은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설경구가 작품을 승낙할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다"라고 했다.
'소년들'에서는 설경구가 우리슈퍼 강도치사사건의 재수사를 시작한 완주서 수사반장 황준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황준철이란 캐릭터에 대해 "황 반장을 따로 만나서 연구한 게 아니라, 약촌오거리 사건 속 황반장을 파악하려고 했다"며 "나중에 황반장을 만나보니 돈 욕심이 많고, 자기가 스스로가 무언가를 해내서 폼이 나고 싶은 사람이더라. 파출소에서 좌천되고서도 용기를 내서 도와주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이후 황 반장을 '소년들'에 녹여보고 싶었다. 황 반장은 말 그대로 '미친개' 캐릭터이지 않나. 본인이 닥친 상황에 좌절하면서 무너졌지만, 결국 그 속에 있는 황 반장의 본질이 안 없어진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경구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감독은 "설경구가 승낙할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다. 17년이란 세월을 작품 안에 잘 녹여낼 수 있는 연기자는 설경구밖에 없다. 예전에 이창동 감독을 응원하려 '박하사탕' 촬영에 갔을 때 설경구를 처음 봤는데, 신인 배우가 반가워하지도 않고 그냥 인사만 하고 가더라. 속으로는 '뭐 저런 놈이 있나' 싶었다. 나중에 이 감독한테 들어보니 캐릭터에 빠져 살아서 그렇다더라. 집에 가서도 작품 속 캐릭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면 얼마나 불편하겠나. 연기도 좋지만 본인의 삶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균형을 잘 잡기 시작했다. 확실히 다른 연기자보다는 작품 안에 캐릭터가 살아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블랙머니'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 조진웅이 '소년들'에 특별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정 감독은 "비중은 작지만,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라며 "역할 비중이 작다고 조연 배우를 쓰면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러웠다. 설경구와 붙었을 때 지지 않을 것 같은 근사한 캐스팅을 하고 싶었다. 조진웅에 특별출연 이야기를 했는데 다행히 선뜻 출연해줬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오는 11월 1일 개봉하는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사건 실화극으로, 영화 '남부군',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의 정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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