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강속구 투수를 보유한 팀이 유리하지 않을까."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6일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한 얘기다. 한국시리즈 개막을 앞두고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가 어떤 변수를 만들 것 같은지, 질문이 나오자 내놓은 대답이다.
날씨가 추워도 투수는 연습 투구를 하며 몸에 예열을 할 수 있다. 계속 공을 던지니 그 열이 식지 않는다. 반대로 타자는 추운 날씨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수비를 한다고 하지만 계속 뛰는 게 아니고, 더그아웃에 있다 나와 추운 날씨에 방망이를 휘두르려면 정상적인 대처를 하기 힘들다. 특히 빠른 공에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한국시리즈 핵심 이슈는 경기 감각이었다. 정규시즌 우승팀 LG 트윈스는 한국시리즈까지 거의 1달을 쉬었다. 훈련, 실전 경기를 통해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연습경기로는, 실전의 그 감각을 따라오기는 역부족이다. 여기에 날씨까지 추우면 오래 쉰 타자들의 타격은 더욱 힘들어질 게 뻔했다. 반대로 KT 선수들 역시 추운 건 마찬가지지만,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렀고 마지막 5차전 후 이틀만에 하는 경기라 경기 감각 측면에서는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그나마 LG에 행운인 건 KT가 5차전 혈투를 치르고 왔다는 점. 그래서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쿠에바스나 'LG 킬러' 벤자민을 1차전에서 피할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공이 느린 사이드암 고영표를 만나게 된 건, LG 타자들이 빠르게 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플러스 요인이었다.
실제 경기 시작하자마자 LG 타자들의 방망이가 신나게 나왔다. 이어진 찬스에서 결정타가 안나온 게 아쉬웠지, 고영표를 상대로 안타 7개를 때려낼 때까지만 해도 LG의 실전 준비는 나름 성공적인 듯 보였다.
하지만 KT의 '필승 불펜'이 등장하니, 바로 들통이 났다. LG 타선은 손동현 2이닝, 박영현 1이닝을 상대하는 동안 1번도 1루를 밟지 못했다. 절정에 달한 두 사람의 구위에 꼼짝을 못했다. 두 투수의 공이 워낙 좋기도 했고, 살떨리는 경기 후반이라 긴장도 됐겠지만 기본적으로 고영표의 느린 공을 보다 두 사람의 빠른 공을 보자 전혀 대처를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3이닝 동안 3개의 삼진이 나왔는데, 타자들의 스윙과 지나가는 공을 한참 차이가 있었다.
문제는 2차전이 열리는 8일도 춥고, LG 타자들의 감각이 올라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KT 선발은 쿠에바스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 3일을 쉬고 나와 150km 강속구를 뿌렸다. 그것도 이 감독의 성화에 못이겨 완급조절을 해 던진게 150km였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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