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로봇 심판' 첫 경기. 일단 '합격점'이 내려졌다.
KBO는 지난 10월 이사회를 통해 2024년 시즌부터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도입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동안 KBO리그는 스트라이크존 일관성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사람이 보는 만큼 100% 완벽하게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내리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KBO는 지난 4년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단계별로 ABS를 시범 운영을 해왔다. 초기 단계에서는 판정 딜레이 등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점차 개선되면서 충분히 1군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내년부터 도입이 확정된 '로봇 심판'은 8일 첫 선을 보였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과 상무 야구단의 연습경기가 대상이었다.
지난 5일 소집돼 6일 첫 훈련에 들어간 대표팀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상무와 첫 연습경기를 하며 실전 감각 점검에 들어갔다.
KBO 관계자는 "8일과 오는 11일 상무와의 연습 경기에서 ABS로 판정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선수들은 ABS를 적용받는다. 룰에 가장 가까운 존이기도 해서 빨리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시스템은 다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ABS 초기 단계에서 생겼던 심판 콜이 늦어지는 부분은 완벽하게 사라졌다.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뒤에 곧바로 주심이 착용하고 있는 이어폰을 통해 볼/스트라이크가 판정됐다. 투수들과 타자들 모두 "딜레이 없이 진행되더라.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주심을 본 김정국 심판 위원 역시 "곧바로 신호가 온다"고 말했다.
다만, 전반적인 스트라이크존은 이전보다 좁아진 느낌이 난다는 평가다. 특히 양 옆에 공에 대해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게 볼로 판정됐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현장 관계자는 "아무래도 기존 스트라이크존의 경우 심판이 양옆에 있어서 관대해질 수밖에 없었다. 정확한 사각형보다는 타원에 가까웠다. 그러나 ABS는 정확하게 사각형으로 판단하는 만큼, 이전보다 좁아졌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존의 일관성은 꾸준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에 따라서도 다소 스트라이크존 차이는 생긴다, 163㎝의 단신 김성윤은 볼넷 4개를 골라내는 등 5출루 경기를 했다. KBO 관계자는 "키에 따라서 자동으로 스트라이크존 높낮이가 달라진다"고 이야기했다.
김성윤 역시 부담을 덜었다. 김성윤은 "퓨처스리그에 있을 때 (ABS를) 경험해봐서 오히려 유리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아무래도 키에 따라서 존이 설정되는 만큼, 높은 공에 대한 부담은 줄어든 거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 포수 김동헌은 "이제 볼이다 싶으면 그 라인은 볼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다. 위,아래로는 괜찮은 거 같은데 양 옆은 좁아진 거 같다. 그래도 좁아진 부분이 있어도 확실하게 일관적으로 잡아줄 수 있으니 투수에게 이점이 있을 거 같다"고 평가했다. 김동헌은 이어 "투수는 제구가 중요해진 거 같고, 포수는 미트질보다는 정확히 잡고, 송구, 블로킹 등이 더 중요해질 거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대표팀 경기는 대표팀이 10대3으로 상무를 제압했다. 상무 야구단에 대표팀 선수단이 대거 포함돼 효율적으로 컨디션 점검을 한 가운데 '예비 엔트리' 나승엽과 문현빈이 홈런을 날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첫 홈런 주인공 최지훈도 홈런을 날리는 등 3안타 경기를 하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대표팀 선발 투수로 나온 문동주는 홈런 한 방을 맞았지만, 3이닝 동안 최고 150㎞의 직구를 앞세워 삼진 4개를 잡아내며 좋은 감을 뽐냈다.
대표팀은 11일 상무와 두 번째 연습경기를 한다. 14일 일본 도쿄로 출국해 15일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른다.
대구=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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