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다시 '시계 제로'다. K리그1은 종착역까지 단 2라운드만을 남겨두고 있다. '득점왕 경쟁'은 다시 원점이다.
울산 현대의 주포 주민규가 마침내 골폭죽을 재가동했다. 그는 12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9월 24일 수원FC전(3대2 승) 이후 49일 만의 골이다. 주민규가 주춤하는 사이 대전하나시티즌의 티아고가 파이널라운드에 들어서자마자 득점 선두에 올랐다. 그는 지난달 22일 수원FC(1대1 무), 29일 수원 삼성(2대2 무)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티아고는 11일 강원FC(0대1 패)와의 홈경기에선 3경기 연속골 사냥에는 실패했다. 주민규가 그 틈을 뚫고 골을 신고하며 둘은 나란히 16호골을 기록했다.
'노는 물'은 다르다. 일찌감치 창단 후 첫 K리그1 2연패를 확정지은 1위 울산은 파이널A, 8위 대전은 파이널B에 포진해 있다. 주민규는 2년 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22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토종 스트라이커의 득점왕 수상은 정조국 이후 5년 만이었다. 지난해에는 득점왕 문턱에서 좌절했다. 전북 현대 소속이던 조규성(미트윌란)과 나란히 17골을 기록했지만 경기당 득점에서 밀렸다.
티아고는 2020년 주니오(당시 울산·25골) 이후 3년 만의 외인 득점왕 등극에 도전한다. 대전이 이미 잔류를 확정지어 강등에 대한 부담도 없다. 주민규는 2019년 한 시즌 몸담았던 울산으로 돌아왔다. 목표는 하나였다. K리그1 우승이었다. 이미 그 꿈을 이뤘다. 울산은 지난달 29일 대구FC를 2대0으로 꺾고 조기에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래서 '득점왕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주민규는 포항전 후 "우승하기 전까지 득점왕 욕심은 1도 없었다. 우승이라는 목표가 확고했다. 우승을 확정짓고 나니 내 안에 있는 욕심이 나오더라. 나도 사람이구나 싶었다. 선수들이 도와주려고 한다. 매 경기 감사하게 준비할 생각이다"며 웃었다.
주민규는 미드필더 출신이다. 그는 프로에서 공격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하면서 숙제로 남았다. 매 경기 골을 넣으면 좋겠지만 힘든 시기도 버티고 견뎌야 하는데 그 방법을 찾는 데는 아직 스스로 부족한 것 같다. 그래도 동료들과의 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찾으면서 버텼다.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홍명보 울산 감독도 주민규에게 힘을 실어줬다. 다만 부담감은 지웠다. 그는 "남은 경기를 봐야한다. 일단은 주민규가 득점왕을 하도록 동료들이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할 것 같다. 내가 뛰는 건 아니지만, 나도 우리 선수들이 도와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도 "주민규는 득점왕을 해봤고, 처음 우승한 것이 더 큰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민규는 24일 인천 유나이티드, 12월 3일 전북전을 남겨두고 있다. 티아고는 25일 제주 유나이티드, 12월 2일 FC서울과 상대한다. 최후의 득점왕 경쟁도 쏠쏠한 재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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