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와이프가 나 싫어하는거 아니가?' 이러더라고요."
SSG 랜더스 포수 김민식은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스프링캠프 출국길에 올랐다. 김민식은 지난 16일 SSG와 2년 총액 5억원(연봉 4억원, 인센티브 1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얻은 소중한 기회. 고심 끝에 FA를 신청했고 시장에 나왔지만, 처음부터 SSG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컸다. SSG 역시 아직 유망주 포수들이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민식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확실히 있었다.
하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김민식의 FA 협상에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외부 FA 이지영을 '깜짝' 영입했다. FA 등급제 B등급으로 진로가 막혀있던 이지영을 놓고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추진됐고, SSG가 현금 2억5000만원과 신인 3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그를 영입했다.
이지영 영입은 깜짝 발표였지만, 김민식 입장에서는 충격일 수 있었다. 이재원의 이적, 이흥련 은퇴로 대체자가 마땅치 않던 상황. SSG가 뚫어낸 활로가 김민식에게는 위기 의식을 부를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어렵게 FA 계약을 체결했고, 그간 걱정되는 마음에 운동에만 전념하지 못했던 김민식도 새롭게 각오를 다지면서 시즌 준비에 나섰다. 그는 30일 SSG 본진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적생 이지영도 이날 함께 출국했다.
김민식은 "팀에 포수들이 많아졌다. 어쨌든 프로는 다 경쟁이다. 새로운 포수들이 3명 합류했는데 최대한 선의의 경쟁을 펼쳐서 서로 발전할 수 있고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출국 소감을 밝혔다.
이지영과 김민식은 학창시절부터 친분이 있는 사이다. 이지영도 김민식에게 의지하는 마음이 있다. 김민식은 "어릴 때 학교도 근처였고, 경성대와 경기도 자주 했다. 대학교 때 대표팀을 갔을 때도 함께 발탁 됐었다. 그래서 예전부터 알고 지냈다"면서 "지영이 형이 '아는 사람이 너밖에 없다'면서 같이 다니자고 이야기한다. 부담스럽다"고 웃으며 농담했다.
이날 공항에 김민식의 아내가 배웅을 나왔다. 김민식은 "지영이 형한테 잠깐 와이프랑 인사를 하고 오겠다고 했더니, '와이프가 나 싫어하는거 아닌가?' 라면서 걱정을 하더라"며 웃었다.
이적생인 이지영도 새 팀에서 새 선수들에게 적응해야 하는 걱정거리가 있다. 김민식도 적극 돕겠다면서 "형은 저보다 형이고, 저보다 더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제가 가르쳐줄 것은 없다. 같이 운동하면서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만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지영 뿐만 아니라 조형우, 박대온, 신범수 등과 주전 포수 경쟁을 다시 해야 하는 김민식이다. 물론, 경쟁에서 가장 앞선 것은 김민식과 조형우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기회가 왔을 때 반드시 잡아야 하는 이유다.
김민식은 "작년에 팀 성적 3등이면 못한 것은 아닌데, 재작년에 우승을 하다보니 좀 처져보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도 올해는 좀 더 좋은 곳에서 마무리를 하고 싶다"면서 "프로야구 선수는 실력으로 말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내 자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항상 준비 잘해서 경쟁 구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
인천공항=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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