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난(대만)=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정말 2시간 넘게 회의하고 고민했어요."
SSG 랜더스 배영수 투수코치는 문승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기대와 미안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좋은 것을 많이 가직고 있는 이제는 베테랑 투수. 하지만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거쳐 2022시즌 복귀한 문승원은, 돌아온 이후 계속 보직에 대한 이슈가 있었다.
명료하게 정리하자면 SSG에 선발 자원은 많은데, 불펜은 늘 불안하고 변동이 많았다. 그때마다 문승원이 '키맨'으로 떠올랐다. 셋업맨을 하다가 마무리로도 나섰다가, 또 지난 시즌은 선발로 복귀했지만 부진 후 시즌 중 다시 불펜으로 보직을 옮겼다. 그리고 선발진에 구멍이 난 시즌 후반에는 또다시 선발로 전환했다.
상황에 따라 문승원은 "알겠습니다"라고 답했지만, 잦은 보직 이동과 불규칙한 리듬이 만족스러울리는 없었을 것이다. 팀 사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투수 문승원 개인의 행복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숭용 감독도 부임 후 가장 먼저 문승원을 두고 고민했다. 송신영 수석코치, 배영수 투수코치와 심도 깊게 상의를 했다. 이숭용 감독은 1차 미국 플로리다 캠프를 앞두고 본진이 아닌 선발대와 함께 며칠 빨리 출국했다. 선수들과의 1대1 면담 때문이었는데, 가장 핵심인 선수가 바로 문승원이었다. 감독의 마음 속에도 1순위로 대화를 나눠야 할 선수였다.
이숭용 감독은 면담에서 허심탄회하게 문승원과 대화를 나눴다. 현재 상황 그리고 감독이 설계한 시즌 구상 또 문승원의 활용 가치까지. 팀을 위해서는 필요한 투수, 또 불펜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투수라는 판단이 전제에 깔려있었다. 문승원도 이숭용 감독과 대화 끝에 "열심히 해보겠다"는 답변을 했다.
올 시즌은 처음부터 불펜 투수로 출발하게 됐다. 배영수 투수코치도 문승원에 대해 "정말 고민이 많았다. 감독님과 2시간이 넘게 회의를 했었다"고 했다. 배 코치는 처음에는 이숭용 감독에게 문승원을 선발로 안쓰면 아깝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었다.
그러나 마라톤 회의 끝에 결론이 내려졌다. 배영수 코치는 "선수마다 맞는 옷이 있지만, 팀이 필요로하는 옷을 바꿔입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승원이가 잘 받아들여줬고, 준비도 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시즌 동안 불펜을 오가면서, 그렇다고 불펜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냈던 것은 아니었다. 고민의 시작이 바로 그 지점이었다. 하지만 SSG 새 코칭스태프는 잦은 보직 변경이 원인이 됐을 수도 있겠다고 분석했다.
배영수 코치는 "감독님께서는 문승원을 바로 필승조로 활용할 구상을 하고 계신다. 마무리로도 나설 수 있다. 이번에는 캠프 시작부터 불펜 투수라고 못을 박고 시작하기 때문에 승원이도 마음을 더 편하게 먹고, 시즌을 세팅하는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할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타이난(대만)=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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