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파렴치한 성추행범인 줄만 알았더니, 천문학적인 금액의 비리를 저지른 중범죄자였던 것 같다.
지난해 8월에 열린 여자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자국 스페인 선수에게 강제로 입을 맞췄다가 성추행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 축구협회장이 비행기에서 끌려내려 경찰에 의해 긴급 구인됐다. 스페인 경찰 당국이 그를 심각한 중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영국 매체 미러는 3일(한국시각)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 축구협회장이 이번엔 부패 혐의로 공항에서 끌려갔다'고 보도했다. 루비알레스 전 회장이 탄 비행기가 도미니카에서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대기 중이던 스페인 경찰이 출동해 그를 끌어내려 체포했고, 곧바로 활주로에 대기 중이던 중앙작전팀(UCO) 소속의 검은 색 승합차에 태워졌다.
미러는 스페인 매체 라 섹타의 보도를 인용해 '루비알레스 전 회장은 마드리드 공항 내 모처에서 심문을 받기 위해 끌려갔고, 이는 공식적인 체포는 아니었다. 그의 변호인이 나타나 결국 구금이 해제됐다'고 전했다. 일단은 귀가조치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패 혐의가 뚜렷해 후속 소환 등의 법적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루비알레스 전 회장은 지난해 여자월드컵 당시 어이없는 행동으로 축제의 무대를 망친 인물이다. 스페인 여자축구팀이 우승 세리머니를 할 때 함께 나서 기뻐하다가 돌연 헤니페르 에르모소에게 입맞춤을 했다. 비난 여론이 커졌고, 에르모소도 이를 정식으로 문제삼자 결국 검찰에 의해 성추행 혐의로 정식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스페인 검찰은 2년6개월의 징역을 구형하기도 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성추행 혐의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루비알레스 전 회장은 더 큰 범죄와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지 경찰은 지난 2019년 스페인 슈퍼컵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하는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비리 혐의를 포착했다. 계약 규모는 무려 1억400만파운드(약 1770억원)나 된다.
이로 인해 스페인축구협회 본부와 루비알레스 전 회장의 스페인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펼쳐졌고, 7명의 관련자가 체포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루비알레스 전 회장은 최근 2개월 동안 도미니카공화국에 체류하며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 이번에 마드리드 공항으로 입국한다는 정보가 입수되며 현지 경찰과 언론이 공항에 일찍부터 대기하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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