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류현진도 결국은 괴물 아닌 사람이었던가.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무너졌다. 생각지도 못한 대참사다.
류현진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⅓이닝 9안타 9실점으로 무너졌다. 류현진의 충격 부진 속에 한화도 7대11로 패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말았다.
충격 반전이었다. 처음엔 잘던졌다. '역시 류현진'이라는 소리가 나왔다. 뛰어난 제구와 완급 조절, 경기 운영으로 키움 타선을 요리했다. 타선도 4회까지 4점을 내주며 류현진의 KBO리그 복귀승이 나오는 듯 했다.
하지만 5회 생각지도 못한 대참사가 발생했다.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무려 9실점을 하고 말았다. 개인통산 한 경기 최다 실점 굴욕.
김휘집과 이형종에게 안타, 볼넷을 허용하고 송성문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한숨 돌리는 듯 했다. 하지만 악몽은 여기부터 시작이었다. 김재현, 박수종, 이주형, 도슨, 김혜성, 최주환, 김휘집에게 연속 7안타를 얻어맞았다. 고척돔을 채운 한화팬들은 탄식도 내지르지 못했다. 이게 현실인가 싶은만큼, 그만큼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도 손색이 없는 투수가 돌아왔다.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펼칠지, 장밋빛 전망만 이어졌다.
하지만 류현진도 사람이었다. 이제 곧 40세다. 여기에 지난 시즌 팔꿈치 수술을 받고 돌아왔다. 젊은 시절 '괴물'의 구위를 다시 보여주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LG 트윈스와의 개막전, 150km 구속을 찍었다.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문제는 제구가 흔들렸다. 그래서 KT 위즈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는 구속을 140km 초중반으로 줄였다. 대신 경기 운영으로 승부를 했다.
문제는 구위로 압도를 하는 투구라면, 변수가 덜하겠지만 지금 류현진은 아예 못칠 공을 던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매경기 수싸움에서 상대를 이길 수 없다. 키움전이 그렇다. 키움 타자들은 류현진과의 머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 아예 2구 안에 공격적인 타격을 했다.
여기에 투구수가 늘어날수록 힘이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다. 구속이 2~3km 떨어지는 거지만, 타자들이 체감하는 건 확 다르다. KT전도 잘 버티다 6회 2실점을 하며 승리 요건을 날렸다. 잘던졌다 했지만, 그날도 안타 8개를 맞았다. KT의 안타가 산발이라 실점이 적었다. 키움전 역시 5회 구위와 제구가 모두 하락세인 영향이 컸다.
이제 각 팀들이 류현진 연구를 한다. 알고도 못치는 건 힘으로 이길 때다. 하지만 류현진에게는 이제 그 힘이 없다. 앞으로 잘할 수 있겠지만, 젊은 시절 압도적인 모습의 류현진을 기대하면 실망할 여지가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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