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오직 울산 HD만 가능하다. 별이 된 '원조 멀티플레이어' 유상철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초대된다. 유상철은 췌장암 투병 끝에 2021년 6월 7일 유명을 달리했다.
울산과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는 2023~2024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1차전에서 맞닥뜨린다. 17일 오후 7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휘슬이 울린다. 울산과 요코하마가 ACL에서 충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통분모가 있다. 유상철이다. 울산의 레전드인 그는 요코하마의 피도 흐른다. 유상철은 울산에선 아홉 시즌 동안 144경기에 출전, 38골-9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1996년, 2005년), 리그컵(1995년, 1998년) 정상을 이끌며 전성기를 열었다. 요코하마에서는 1999~2000년, 2003~2004년 활약했고, 두 차례 J리그 우승(2003년, 2004년)을 선물했다. 그는 2006년 울산에서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문수경기장에는 유상철을 추모하는 공간인 '헌신과 기억의 벽'이 있다. 홈경기마다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요코하마 서포터스는 당시 병마와 싸우는 순간 플래카드로 힘을 실어주며 쾌유를 바랐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을 때도 그의 명복을 빌었다. 두 팀 모두 결승까지 이제 한 걸음 남았다. 뜻깊은 장이 마련된다. 울산과 요코하마가 함께 고인이 된 유상철을 기린다.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요코하마의 협조를 얻어 ACL 4강 1차전에서 '유상철 메모리얼 이벤트'를 연다. 한일 축구 팬들을 위해 경기 당일 유상철의 생전 활약상과 역사가 담긴 굿즈(머플러, 티셔츠)를 판매한다. 울산과 요코하마 팬 모두 구매할 수 있도록 추가로 부스가 설치된다. 해당 상품들은 울산의 'UHDFC SHOP 해외 배송' 품목으로 채택돼 일본 현지 팬들도 만나볼 수 있다.
요코하마 구단은 굿즈 제작과 메모리얼 이벤트에 사용되는 엠블럼, 제공된 유상철 관련 에셋에 대한 로열티를 일절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울산은 일본 원정 팬들을 위해 '헌신과 기억의 벽'을 개방한다. 유족들의 도움으로 울산, 요코하마 시절 유니폼이 전시된다. 경호와 안전을 확보한 뒤 일정 시간 동안 요코하마 원정 팬들도 이곳에서 유상철을 추모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기로 했다.
킥오프 전에는 경기장 대형 스크린을 통해 추모 영상이 상영된다. 울산과 요코하마 시절 고인의 생전 모습과 기록을 추억한다. 울산 선수들은 이날 티셔츠와 머플러를 착용한 채 경기장에 들어선다. 유상철은 배번 6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킥오프 후 전반 6분에는 추모 콜과 박수 응원이 이어진다.
울산은 "양 구단과 팬들이 모인 자리에서 유상철을 추모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한다. 울산만이 가능한 '인터내셔널 팬 프렌들리 활동'"이라며 "양 구단 프런트가 협업을 통해 첫 대결의 인연을 잘 이어가고 지속적인 교류의 시작을 알린다. 또 ACL의 의미와 본질을 살리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울산은 2020년 이후 4년 만의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1차전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해야 2차전 원정(24일 오후 7시) 부담을 덜 수 있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4강 두 경기에서 1승만 챙기면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진출권을 획득한다. 그곳에 울산과 대한민국 축구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유상철이 함께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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