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 바퀴를 돈 2024시즌 K리그1의 개인 타이틀 경쟁은 '이동경 천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절치부심한 이동경(현 군입대, 구 울산 HD)의 왼발은 말그대로 불을 뿜었다. 지난해 7월 독일 분데스리가 2부 한자 로스토크를 떠나 친정 울산으로 복귀한 이동경은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겨우내 독을 품은 이동경은 K리그 최고의 크랙으로 다시 태어났다.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 8경기에 출전해 7골-5도움을 기록했다. 경기당 1.5개, 50.9분당 1개의 공격포인트라는 어마어마한 생산력을 과시했다. 2014년 K리그 역대 최다인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중동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11경기에서 5골-9도움을 기록했던 이명주(현 인천, 당시 포항)를 연상케할 정도의 엄청난 활약이었다.
이동경은 1라운드 로빈이 끝난 지금, 득점과 도움 모두 1위에 올랐다. 하지만 2라운드 로빈부터는 기류가 바뀔 전망이다. 이동경은 6월부터 김천 상무 유니폼을 입고 K리그1을 누빈다. 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훈련소 입소로 생기는 4주간의 공백이 있다. 아무래도 몸상태나 컨디션 모두 절정이었던 지금과는 다른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 김천의 새로운 전술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득점왕 부문에서는 정재희(포항)와 이상헌(강원)의 행보가 눈에 띈다. 둘은 7골로 이동경과 득점 공동 선두를 이루고 있다.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정재희는 올 시즌 '추가시간의 사나이'로 거듭났다. 앞서 4번의 골을 모두 추가시간에 터뜨렸던 정재희는 지난 강원전에서 해트트릭에 성공하며, 단숨에 득점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만년 유망주'였던 이상헌은 강원 이적 후 득점력이 만개했다. 최근 4경기 무득점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첫 7경기에서 7골을 넣으며 초반 득점 레이스를 주도했다. 공교롭게도 이동경을 포함, 득점 선두 모두가 전문 골잡이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라는게 주목할만 하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득세하는 사이, 스트라이커들이 주춤하는 모습이다. 득점 톱10에 스트라이커는 무고사(인천·6골), 일류첸코(서울·5골), 마틴 아담(울산·3골) 뿐이다. 토종 스트라이커는 없다. 그렇지만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고, 판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꾸준하게 골맛을 보는 게 중요하다.
도움 부문에서는 이동경 뒤를 송민규(전북)와 제르소(인천)가 바짝 뒤쫓고 있다. 나란히 4개의 도움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측면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한 송민규는 날카로운 패스를 연신 뿌리고 있다. 제르소는 변함없는 스피드를 앞세워 인천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포항의 특급 조커 이호재와 안데르손(수원FC)가 3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그 뒤를 잇고 있다. 도움 5걸에서 이동경을 제외하고, 모두 전문 키커가 아니라는 점도 이채롭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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