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돌고 돌아 또 임시 체제다. 일말의 반전을 기대했지만 욕심이었다. 대한축구협회(KFA)가 6월 A매치 2연전도 임시 감독 체제를 다시 가동키로 했다. 임시 사령탑에 김도훈 전 울산 HD 감독(54)을 선임했다.
"국가대표팀 감독 선정을 위한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6월 A매치 전까지 감독 선임이 마무리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를 대비해 오늘(20일)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고, 그 결과 6월 두 경기를 맡을 임시 감독으로 김도훈 감독을 선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KFA의 공식 입장이다. 김 김독은 2020년 12월 울산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후 국내 무대에서 사라졌다. 2021년 5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1년여 싱가포르의 명문 라이언시티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6월 6일 원정에서 열리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5차 싱가포르전에 이어, 11일 안방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6차전을 지휘한다. 김 감독은 싱가포르 축구를 잘 안다는 장점은 있지만 국내 축구계와는 4년 가까이 벽을 쌓아 선수들과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의문이다. 다만 2차예선은 중국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대한민국은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점만 추가하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해 부담감은 크지 않다.
그러나 '유명무실' 기구로 전락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또 다른 문제다. 정몽규 KFA 회장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을 경질한 후 정해성 대회위원장을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에 선임했다. 위원들도 새롭게 꾸렸다. 하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올림픽 최종예선을 목전에 둔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에게 3월 A매치 2연전의 임시 지휘봉을 맡겼다. 우려가 제기됐지만 그들은 귀를 닫았다. A대표팀은 터널에서 벗어났을지 모르지만 정작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은 실패했다. 1984년 LA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벌어진 참사였다. 정 위원장은 결과가 잘못될 경우 "전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그러나 황 감독만 사라졌을 뿐 '책임론'은 자취를 감췄다.
시간은 또 거꾸로 흘렀다. 전력강화위는 외국인 사령탑 선임으로 방향을 잡았다. 미국 출신의 제시 마치 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과 스페인 국적의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대표팀 감독을 1, 2순위 후보로 정했다. 마치 감독은 전력강화위와 약 4시간30분동안 미팅을 했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명확한 비전도 제시했다. 카사스 감독도 한국 축구에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러나 KFA와의 협상 과정에서 일그러졌다. 전력강화위의 경우 협상에는 권한이 없어 배제됐다. 마치 감독은 캐나다대표팀으로 기수를 돌렸고, 카사스 감독도 지워졌다. 3, 4순위인 브루노 라즈(포르투갈)와 세뇰 귀네슈(튀르키예) 감독은 후보에만 이름이 있었을 뿐 논외였다. KFA 수뇌부가 결국 전력강화위의 후보 추천을 추인하지 않은 셈이다.
이쯤되면 전력강화위의 '무용론'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KFA는 클린스만 감독 때처럼 '톱다운 방식'으로 사령탑을 선임하면 된다. 대신 '밀실 인사'는 안된다. 수장의 책임지는 자세도 명확해야 한다. 전력강화위의 전문성도 아쉽다. A대표팀 뿐만 아니라 19세 이하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내부 잡음이 있었다.
위기의 한국 축구지만 현재 KFA에는 전혀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는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6월 A매치에 소집되는 선수들만 애꿎게 또 눈치를 봐야하는 실정이다. 언제까지 이런 악순환이 계속 이어져야 할까.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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