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아버지가 오랜 롯데팬이세요. 모처럼 자랑스러운 딸이 됐네요."
사직구장 시구에 나선 배우 박주현(30)의 표정은 설렘 가득한 미소로 빛났다.
박주현은 지난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 시구에 나섰다. 빨간색 동백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그는 부산 야구팬들의 뜨거운 환호에 상큼한 시구로 화답했다.
부산 사하구에서 태어난 부산의 딸이다. 박주현은 "야구는 잘 몰라도 언제나 마음은 롯데에 있었죠"라며 웃었다.
박주현은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의 배규리 역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신인연기상까지 거머쥐었다. 이후 tvn '마우스', KBS2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이하 493㎞)', MBC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이하 금혼령)' 등의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았고, 지금은 오는 12일 영화 '드라이브'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박주현의 시구가 예정됐던 주말시리즈 2차전이 야속한 비로 취소됐지만, 하루를 더 기다려 기어코 시구에 나서는 열정을 과시했다. 기왕지사 본가에서 하룻밤 푹 쉬었다고. 그는 "(몸이)가벼운 모습을 보여드려야해서 집밥은 못먹었어요"라며 아쉬워했다.
박주현은 '드라이브'에서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납치돼 달리는 자동차 트렁크에 갇힌채 라이브 방송을 하는 인기 유튜버 역할을 맡았다.
'인간수업'의 인상이 너무 강해서일까. '금혼령'은 로맨틱 코미디 사극이었고, '493㎞'는 청춘 로맨스물이었건만, 여전히 장르물 분위기가 짙다. 박주현은 "인간수업 때 감독님이 '절대 로맨스로 빠지면 안된다'고 강조하셨던 기억이 나요. '드라이브'도 로맨스는 하나도 없는 장르물이죠"라며 웃은 뒤 "육체적인 부담도 크고, 표현해야하는 감정이 많아서 촬영이 쉽지 않았어요"라고 돌아봤다.
코로나 시기부터 유명세를 타다보니 팬들과의 만남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이날 사직구장 시구가 더욱 특별했다고.
이날 박주현의 시구 지도를 맡아 모두의 부러움을 산 주인공은 2003년생 영건 이민석이다. 향후 롯데 선발진을 이끌 1m89의 거인이지만, 선량한 미소와 유연한 투구폼을 두루 갖춘 투수다.
박주현은 "떠오르는 신예 선수라고 들었는데, 인상도 성격도 정말 좋은 분이셨어요. 덕분에 오늘 친구가 됐죠. 너무 잘 가르쳐주셔서 감사해요"라며 활짝 웃었다. 덕분에 박주현은 깔끔한 시구에 성공했다. 이날 등판일이 아닌 이민석은 자신의 루틴을 소화하기에 앞서 박주현의 시구를 끝까지 지켜봤다.
이날 인터뷰에는 박주현의 아버지도 동석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전 야구는 잘 모르지만, 부산 사람이니까 롯데 시구는 항상 로망이었어요. 아버지가 체대 출신이셔서 야구를 정말 좋아하시거든요. 자랑스러운 딸이 되서 기뻐요."
타고난 운동신경과 아버지의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익혀놓은 배드민턴 솜씨 덕분에 '493㎞'에도 출연할 수 있었다고. 고등학교 때는 밴드부 보컬로 활약했을 만큼 다재다능한 그다. 박주현은 "장르물, 스포츠물 했으니까 앞으로는 뮤지컬이나 음악을 다루는 작품에도 한번 출연해보고 싶네요"라며 웃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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