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최근 타격 부진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급격한 체력 저하인 때문으로 드러나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콜로라도 로키스전까지 최근 5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쳐 타율이 0.223까지 떨어졌다. 후반기 들어 2할3푼대까지 끌어올렸던 타율이 최근 16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는 바람에 멘도사 라인(Mendoza Line) 근처까지 하락한 것이다.
그는 이 기간 19번 타석에 들어가 2개의 볼넷과 희생번트 1개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16타석은 삼진 4개를 포함해 모두 아웃이었다.
타자의 체력 추이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는 타구속도다. 올해 김하성의 평균 타구속도는 88.0마일이다. 양 리그 전체 평균 88.9마일과 비교하면 큰 차이는 없다.
지난달 20일 시작된 후반기만 따져봤다. 김하성이 후반기에 페어 지역으로 날린 타구 37개의 평균 타구속도는 83.6마일로 자신의 시즌 평균보다 4.4마일이 느렸다. 그런데 전체 타자들의 후반기 평균 타구속도는 89.0마일로 오히려 빨라졌다.
김하성의 타구속도가 급격하게 느려진 것은 체력 저하로 인한 타격 컨디션 하락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시즌을 치를수록 리그의 평균적인 선수들보다 체력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다.
타격에서 커리어하이를 찍은 작년 같은 기간 김하성의 평균 타구속도를 들여다 봤다. 작년 시즌 개막전부터 8월 5일까지 그의 평균 타구속도는 86.9마일이었다. 그리고 올해와 같은 기간인 작년 7월 20일부터 8월 5일까지 평균 타구속도는 85.1마일이었다. 느려지기는 했지만, 그 차이가 1.8마일에 불과했다. 올해 같은 기간 4.4마일이 느려진 것과 비교하면 작년보다 올시즌 한여름 체력 저하가 훨씬 커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유가 뭘까.
수비에서 그 일부를 찾아야 할 것 같다. 김하성은 올시즌 풀타임 유격수로 뛰고 있다. 이날까지 출전한 111경기 모두 유격수를 맡았다. 지난해에는 기본적으로 2루수로 나섰기 때문에 체력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유격수가 힘든 것은 커버해야 할 수비폭이 전후좌우로 다른 내야수들보다 크고, 1루까지의 송구거리가 길며, 다른 야수들보다 훨씬 많은 타구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김하성의 유격수 복귀를 전격 결정했다. 김하셩은 2022년 말 11년 2억8000만달러를 받고 입단한 잰더 보가츠가 유격수를 꿰차고 들어오면서 2루수로 밀려났다. 그런데 보가츠는 이적 첫 시즌인 작년 전반적인 공격 수치가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팀의 내야 수비도 크게 불안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결국 샌디에이고 구단은 팀 전력 극대화를 위해 김하성을 유격수로 되돌리고, 설득을 거쳐 보가츠를 2루로 옮기도록 했다. 평소 "유격수를 가장 선호하지만, 다른 포지션도 괜찮다"고 했던 김하성이 바라던 바였다.
그렇지만 올시즌 김하성은 공수에 걸친 팀 공헌도가 작년보다 떨어지고 있다. 5일 현재 김하성의 OPS는 0.678로 작년 같은 시점의 0.838에서 19.1%가 빠졌다. 또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김하성에 대해 골드글러브 후보라는 언급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베이스볼레퍼런스가 제공하는 수비 WAR이 0.8로 NL '톱10'에도 포함되지 않는 수준이다. 작년 김하성의 수비 WAR은 2.1로 NL 7위였다.
김하성은 작년 여름 뜨거웠다. 7월 1일부터 8월 16일까지 타율 0.329를 때렸다. 올해는 거꾸로다. 7월 이후 타율이 0.202로 급락했다. 단순히 유격수로 포지션을 바꿔 체력 부담이 커진 때문이라고 해도 틀린 분석은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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