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퀄리티를 인정받는 외국인 선수-아시아쿼터의 쌍포, 그리고 이들을 저지하는 막강한 블로킹.
삼성화재와 우리카드의 닮은꼴 혈투가 한밭벌을 뜨겁게 달궜다. 그 승자는 마지막 세트 9-9에서 알리가 4연속 서브에이스를 꽂아넣은 우리카드였다.
우리카드는 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시즌 V리그 1라운드 삼성화재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2(21-25, 25-20, 25-20, 23-25, 15-1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우리카드는 시즌 2승(2패)째를 따내며 승점 6점을 획득, 3위 대한항공(승점 8점)에 2점 뒤진 4위가 됐다. 반면 삼성화재는 KB손해보험과의 개막전 승리 이후 3연패(1승3패, 승점 5점)에 빠졌다.
경기전 만난 마우리시오 파에스 우리카드 감독은 "리스크를 안고 과감하게 승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범실이 나오는 시점이 중요하다. 한국전력전 4세트에 상대는 범실 7개, 우린 3개 했지만 우리가 졌다. 세트마다 범실 1개만 해도 23-25로 질수도 있는게 배구다. 중요한 타이밍에는 인내심을 가져야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유광우의 토스워크에 휘둘린 지난 대한항공전을 떠올리며 "블로킹 준비에 초점을 두고 많이 준비했다"고 했다. 이어 그로즈다노프의 엄지손가락 부상에 대해서는 "100%는 아니지만, 어제 보니 몸상태가 올라왔다. 볼을 때리는 파워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말 그대로 강대강으로 맞부딪친 두 팀의 경기. 우리카드는 아히-알리 쌍포에 김지한이 기세를 끌어올리고, 이상현이 네트 위를 장악하는 게 승리공식이다. 삼성화재도 그로즈다노프-파즐리 쌍포에 김정호가 뒤를 받치고, 중앙의 김준우가 힘을 보탠다.
1세트는 양팀이 서로의 블로킹에 고전하는 모양새. 우리카드 알리는 1세트 삼성화재 파즐리에게만 무려 4번이나 블로킹을 당했다. 반면 중앙에선 우리카드 이상현-박진우가 속공과 블로킹에서 맹활약했다. 세트 후반 우리카드의 범실이 쌓이면서 삼성화재가 따냈다. 우리카드 아히는 1세트에만 5개의 범실을 범했다.
2세트는 우리카드의 반격. 한태준의 서브에이스로 기분좋게 시작했고, 이상현과 아히가 네트 위를 장악했다. 2~3점차 리드를 이어가던 우리카드는 18-20에서 상대 서브 범실과 알리의 서브에이스가 교차하고, 삼성화재 김정호의 과감한 2단 공격이 라인을 벗어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 역시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지만, 세트 후반 우리카드의 힘이 더 강했다. 역시 초반 리드를 잡았던 우리카드는 세트 중반 김정호의 강서브를 앞세운 삼성화재에 15-16 역전을 허용했다. 아슬아슬하게 상대의 손을 들어준 비디오판독도 있었다. 하지만 세트 막판 상대의 연속 범실에 이어 아히-이상현이 잇따라 삼성 그로즈다노프를 가로막으며 3세트마저 따냈다.
하지만 경기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우리카드는 4세트에도 10-7로 앞서다 13-13 동점을 허용한 이후 19-19까지 혈투를 이어갔지만, 삼성화재의 반전 카드 양수현-김우진에 말려 고전했다. 23-24까지 따라붙었지만, 파즐리에게 마지막 점수를 내주며 결국 승부는 파이널로 이어졌다.
마지막 세트는 말그대로 정신력 싸움이었다. 양팀 모두 지칠대로 지친 모습, 기세와 악밖에 남지 않은 모습이었다. '아시아쿼터' 파즐리와 알리의 에이스 진검승부가 펼쳐졌다.
우리카드는 알리의 서브에이스로 시작, 김우진의 블로킹으로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삼성화재도 알리의 서브범실과 파즐리의 블로킹으로 따라붙었다. 삼성화재는 그로즈다노프를 빼고, 파즐리를 주포로 김정호-김우진 아웃사이드히터진을 가동했다. 우리카드는 아히가 그대로 뛰었지만, 알리 쪽에 무게를 실었다.
9-9에서 시작된 알리의 서브에이스 행진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알리는 4연속 서브에이스로 삼성화재 코트를 폭격했고, 12-14에서 삼성화재 박준서의 마지막 서브가 네트에 걸리며 2시간 40여분의 혈투가 끝났다.
아시아쿼터제의 영향인지, V리그도 '몰빵배구'가 줄어드는 분위기. 이날 우리카드는 무려 7개의 서브에이스를 터뜨린 알리(21득점)가 승리를 이끌었다. 7개중 5개가 5세트에 나왔다. 아히(20득점) 이상현(14득점 5블록) 김지한(12득점) 박진우(10득점 6블록)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삼성화재도 파즐리(21득점 5블록) 그로즈다노프(16득점) 김정호(14득점)김준우(10득점 5블록) 등이 힘을 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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