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헌신해준 선수다. 당연히 함께 갈 것이다."
'대박의 기회'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요즘이다.
하지만 지금이 쓸쓸한 선수들도 있다. 특히 FA 자격을 얻었지만, 차마 신청을 하지 못한 선수들이다.
이런저런 사연들이 있다. FA 직전 부진해, 한 시즌 '재수'를 선택해 나은 성적을 거둬 다시 대박을 노려보겠다는 선수들이 있다. 아니면 섣불리 FA를 신청했다 구단에 미운 털이 박혀 '미아'가 될 위기에 처할 바에는, FA 신청 없이 단년 계약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걸 노리는 유형도 있다. 냉철하기 자신과 리그 현실을 파악하는 경우다.
베테랑 선수들이 FA 신청을 하지 않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이용규도 그 중 한 명이다.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고, 67억원 계약을 따낸 적도 있는 스타플레이어. 하지만 내년이면 40세다. '대박'을 노릴 수 있는 나이는 아니다.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하는 것 자체로도 대단하다.
올시즌 60경기 출전에 그쳤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내주고 있다. 그래도 팀이 어려울 때 1군에 올라와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유의 컨택트 능력이 살아났다. 타율 3할6리. 홈런도 1개를 쳤다. 8월 1군에 올라와 좋은 플레이를 하다 발가락 골절상을 당한 게 뼈아팠다. 외야 수비 도중 자신과 충돌해 외국인 선수 도슨이 큰 부상을 당했는데, 그 아픔을 씻어내기도 전에 자신이 크게 다치고 말았다. 하지만 2022, 2023 시즌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걸 감안하면 2024 시즌은 희망을 밝힌 시즌이었다.
그렇다면 FA 신청을 하지 못한 이용규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키움 고형욱 단장은 "부상만 아니었다면,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해줬을 것이다. 팀을 위해 헌신해준 선수다. 우리 구단은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예우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이용규와 동행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FA에 대해서 고 단장은 "구단도, 선수도 아무 얘기 없이 조용하게 넘어갔다"며 선수의 판단에 구단은 어떤 의사도 내비치지 않았음을 알렸다.
이용규의 올해 연봉은 2억원이었다. 고 단장은 "연봉의 경우는 구단의 고과 시스템에 따라 책정될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지난 두 시즌 부진으로 연봉이 2억원까지 떨어진 이용규였는데, 기록으로 볼 때는 연봉 조정이 불가피할 수도 있어 보인다.
올시즌 초반 2100안타를 친 이용규는 프로 생활 마지막 목표로 2000경기, 400도루를 얘기했었다. 경기 출전은 2021경기로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 남은 건 도루 4개다. 통산 396도루다. 건강하게 시즌 준비를 잘 한다면, 이 목표도 세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도' 전준호에 이어 역대 2번째 2000경기-2000안타-400도루를 기록하는 선수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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