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의 뒤늦은 정성이 일단은 통했다. 홈구장을 되찾았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FC는 2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상하이 선화(중국)와 2024~2025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5차전을 치른다.
광주는 올 시즌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를 밟았다.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지난 9월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와 첫 경기에서 잔디 문제가 불거졌다. 존 허친슨 요코하마 감독 대행은 "잔디에 문제가 있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선택한 것이지만, 그 부분에 대한 책임을 따지기보단 결과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칼을 빼들었다. 10월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의 3차전을 승인하지 않았다. 결국 광주는 홈에서 300여㎞ 떨어진 경기도 용인에서 경기를 치르게 됐다. 원정과 같은 홈경기였다.
광주는 올 시즌 내내 논두렁밭두렁 잔디로 홍역을 앓았다. 이 감독이 "광주보다 잔디가 나쁜 곳은 없다"며 분노한 이유다.
AFC 제재를 받은 광주는 뒤늦게 다급히 움직였다. 광주시는 지난 여름 폭염 및 폭우 등으로 훼손된 잔디 부위를 중심으로 롤 잔디 보식을 진행했다. 지난달 14일부터 경기장 중앙 부분 약 1500㎡를 롤 잔디로 깔았다. 그 외 부분은 코어 보식을 실시했다. 영양제와 비료 살포, 병충해 작업 등을 통해 건강한 잔디 환경을 조성했다. 다행히도 광주월드컵경기장 잔디는 보수 작업 이후 뿌리 활착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AFC는 지난 8일 광주월드컵경기장 실사를 통해 상하이 선화전 경기 개최를 결정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AFC는 '요건을 충족하게 돼 만족한다. (경기 진행) 기쁘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광주는 ACLE와 K리그 경기를 각기 다른 곳에서 치르고 있다. ACLE는 광주월드컵경기장, K리그는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한다. 두 곳 모두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동일하다. 그동안 이 감독을 비롯해 광주에서 경기를 치른 감독들이 너나할 것 없이 잔디 문제를 거론한 이유다. 이 감독은 "마음이 아프다. 선수 보기도 안쓰럽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감독이 책임을 진다. 잔디나 경기장 환경이 좋지 않으면 관리 주체가 책임을 진다. 시민구단은 4년 주기로 바뀐다. 그럼 또 바뀌고 나서 얼렁뚱땅, 잠시 그때만 모면하고자 한다. '올해 잘하면 내년 바꿔줄게'라고 한다. 먼저 해준 뒤에 감독에게 책임을 물으면 된다"고 말했을 정도다.
광주시는 뒤늦게나마 광주월드컵경기장과 함께 광주축구전용구장도 보식을 진행했다. 광주는 24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전북 현대와 올 시즌 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광주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어쩌면 최고 상태의 잔디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잔디는 생물이다. 한 번의 보식과 보수만으로 최고의 상태를 유지할 수는 없다.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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