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62)이 4선 연임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정 회장은 12월 2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연임 심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KFA의 관계자는 "연임 심사서 제출과 함께 현 회장직 사퇴서를 축구협회에 내기로 했다"며 "만약 공정위 심사를 통과해 자격이 주어지면 사실상 출마를 하겠다는 의지다. 차기 회장 후보 등록기간인 12월 25일~27일을 전후해 지난 임기 동안의 소회와 향후 4년간의 협회 운영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2013년 KFA 수장에 올랐다. 2016년 '만장일치' 재선에 성공했고, 2021년 단독 입후보해 무투표로 3선 고지에 올랐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 8일 열린다. 선거운영위원회는 12월 12일까지 구성될 예정이다. 12월 25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등록 기간이며, 2025년 1월 8일 선거 이후 1월 22일 정기총회부터 새 회장의 임기가 시작된다.
정 회장이 차기 회장에 도전하려면 임기 시작일 50일 전에 사퇴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4선에 도전하려면 공정위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공정위는 국제기구 임원 진출, 단체 기여 등 두 부문으로 나뉘어 정량평가 50점, 정성평가 50점으로 진행된다. 정 회장은 지난 5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동아시아 몫의 AFC 집행위원에 단독 출마, 정관에 따라 투표 없이 추대로 선임이 확정됐다. 정 회장의 임기는 2027년 AFC 정기총회까지다. 정 회장은 3선 출마 당시 공정위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96점을 받은만큼 통과를 낙관하고 있다.
정 회장의 4선 도전에는 정면 돌파의 의지도 담겼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부터 국가대표 감독 선임 등에 대한 논란이 일자 KFA 운영 전반에 대한 특정감사를 진행했다. 지난 5일 감사 결과를 발표한 자리에서 정 회장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정 회장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며 출마를 통해 명예회복를 노리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출마를 포기할 경우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정치적으로 독립적이어야 할 KFA 수장으로서 바람직하지 못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걱정에 귀를 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각국 축구협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한다. 정부, 국회 등 제3자가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징계를 통해 철퇴를 가한다. 현재 한국 축구의 상황이 외줄타기를 하듯 위태롭다. 또 정부의 잇따른 '개입'으로 '백기투항'할 경우 KFA는 정부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조직으로 전락할 수 있다.
내년 완공되는 천안축구센터에 대한 애정도 작용했다. 천안센터는 한국 축구의 새로운 100년 대계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 회장의 역점 사업이다. 그는 건립 사업을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다. 정 회장이 지금 손을 놓을 경우 KFA는 '빚더미'에 앉을 수 있다. 결국 자신만이 그 매듭을 풀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다만 '외풍'은 계속 거세게 불 것으로 전망된다. 문체부는 다음달 2일부터 대한체육회와 KFA에 대한 실지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회장 선거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는 상황이다. 절묘한 시점에 '관리감독 부처'인 문체부가 직접 주관하는 강도 높은 감사가 예정돼 있다. 예상치 못한 비위 혐의가 드러날 경우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정 회장이 4선 도전의 문을 열면서 2013년 이후 12년 만에 선거를 통해 한국 축구의 수장이 선출되게 됐다.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은 25일 먼저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모두가 축구협회의 환골탈태를 바라지만, 거대한 장벽 앞에서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해 왔다. 그래서 나는 이제 더 이상 방관자로 남지 않기로 했다. 누군가는 이 추락을 멈추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우리 축구를 다시 살려내는데 작은 밀알이 되기로 결심했다"며 현 정몽규 회장 체제에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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