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우민호(54) 감독이 "처음 '하얼빈'을 제안 받았을 때는 순수 오락 영화로 만들어져 충격 받았다"고 말했다.
액션 영화 '하얼빈'(하이브미디어코프 제작)의 연출을 맡은 우민호 감독. 그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하얼빈'을 연출한 과정을 설명했다.
우민호 감독은 "안중근 장군의 자서전을 우연치 않게 읽었다. 하얼빈 거사 때 그 분 나이가 30세였다. 하얼빈 거사 전까지는 패장(敗將)이었더라. 일부 동지들에 지탄도 많이 들었다. 영화 후반에 나온 내레이션도 안중근 장군이 실제 했던 말을 인용한 것이다. 10년이 걸리던 100년이 걸리던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안중근 장군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자서전을 읽고 굉장히 큰 울림이 왔다. 우리가 살다 보면 많은 역경이 있지 않나?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다. 그래서 '하얼빈'이 먼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더라. 2024년도 우리에게 어떤 울림, 위로를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부분을 잘 해봐야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 이 작품을 제작사를 통해 제안 받았을 때는 못한다고 했다. 워낙 영웅이지 않나? 이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을 다룰 용기가 없었다. 그런데 제작사 대표에 전화를 했다. 감독이 정해졌냐고 물었다. 그때 안 정해졌다고 했는데 아마 안 정해진 게 아니라 많은 감독이 거절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잘해야 본전인 영화다. 그럼에도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싶었고 읽어봤는데 깜짝 놀랐다. 내가 처음 제안 받았을 때는 순수 오락 영화였다. 가공의 인물이나 가상의 사건을 다뤄 오락 영화를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제작사의 양해를 구하고 영화를 묵직하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가 과감한 선택을 한 것 같다. 그런데 막상 블록버스터 공식을 따른다고 흥행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지금의 한국 영화도 위기가 온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블록버스터가 틀렸다고 말하는 게 아니며 실제로 나는 블록버스터를 좋아하는 감독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 장르 영화로 찍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진심을 다해 이 영화를 만든다면 관객도 분명 진심을 알아줄 것 같다. 실제로 촬영하면서 쾌감이 느껴지는 화려한 액션도 무술 감독이 촬영 전 짜왔다. 그런데 내가 현장에서 바꿨다. 전투신을 촬영할 때 광주에서 촬영했는데 50년 만에 폭설이 왔다. 원래 '하얼빈' 자체가 눈 설정이 없었다. 우리 영화에 눈 설정은 1도 없었다. 그런데 촬영할 때마다 눈이 왔다. 하늘이 내려준 선물 같았다"고 설명했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그리고 이동욱 등이 출연했고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4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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