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팀 홈런 꼴찌(41개, 이하 17일 기준)의 소총군단. 상대의 흔들림을 파고드는 집요함과 뒷심은 좋지만, 에이스 앞에선 맥을 못춘다.
롯데 자이언츠는 '몰아치기'에 능한 팀이다. 흐름을 한번 타면 단숨에 빅이닝을 만들어낸다. 경기 후반 뒤집기에 능한 비결이다.
반면 확실한 에이스 상대로는 약점이 명확하다. 그럴때 필요한 '뜬금포 한방'이 없다. 팀타율 1위(2할8푼4리) 대비 낮은 OPS 3위(출루율+장타율, 0.752)의 성적이 이 같은 양상을 증명한다.
리그에 두자릿수 홈런을 친 선수는 총 15명. 하지만 롯데에는 아직 한명도 없다. 비슷한 처지였던 KT 위즈는 안현민(13개, 홈런 공동 4위)이란 괴물 타자의 등장으로 어느덧 7위(49개)까지 '떡상'했다. 팀홈런 9위 SSG 랜더스에는 짧은 출전시간에도 9개를 친 레전드 최정이 있고, 8위 두산도 양의지(12개) 보유팀이다.
반면 롯데는 레이예스(8개)가 팀내 1위, 홈런 부문 공동 18위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나승엽(7개) 전준우(6개)가 뒤를 따른다.
17일 한화 이글스전은 이같은 롯데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와이스를 상대로 산발 3안타에 그쳤고, 9개의 삼진을 당했다.
한방의 두려움이 없으니 더 자신있게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든다. 와이스는 올시즌 롯데전 3경기에 등판, 무려 22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중이다. 각각 6이닝 2실점, 8이닝 2실점, 그리고 이번 8이닝 무실점 경기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무려 32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단 1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는 점. 장타 부담이 없는 에이스의 무서움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이날 와이스 상대로 안타를 친 선수는 직구에 강한 베테랑 정훈(2개)과 레이예스 뿐이었다.
와이스만이 아니다. 두산 잭로그, SSG 앤더슨-화이트, 삼성 원태인, KIA 김도현, KT 고영표-오원석 등 올시즌 롯데 상대로 2경기 이상 등판한 에이스급 투수들은 대부분 자신의 시즌 성적보다 롯데전에서 좋은 기록을 냈다.
"큰거 한방이 있으면 좋다. 타격 밸런스가 무너질까봐 권장하진 않지만, 에이스들 무너뜨리는 건 한방이다. 연속 안타를 치긴 아무래도 힘드니까."
롯데의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것. 김태형 롯데 감독은 "에이스 나오는 날은 내려가기만 기다린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필승조도 어렵긴 마찬가지지만, 에이스급 선발투수 상대로는 타선이 제대로 손도 못대는 흐름이다.
거듭된 부상으로 그 갈증을 뚫어줄 돌파구 역할을 하는 선수가 마땅치 않은 점도 문제다. 이럴 때 한방이 있는 윤동희-나승엽이나 발로 분위기를 바꾸는 황성빈-장두성 같은 선수가 필요한데, 이들 모두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있다. 와이스 상대로 롯데의 유일한 홈런을 친 유강남 역시 2군에 있다. 김태형 감독은 손호영 대신 한태양, 정보근 대신 손성빈을 기용하는 등 고민이 역력했지만, 결과를 만들어내진 못했다.
지금 롯데는 올스타전 전까진 '버티기'에 집중하는 입장이다. 아직은 먼 이야기지만, 롯데가 올시즌 만약 8년만의 가을야구에 성공한다면, 한방의 부재는 극복해야할 최대 약점이 될수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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