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국야구에 새로운 역사가 열릴까.
각 팀이 속속 반환점을 도는 시점. 이르지만 팬들로선 살짝 설레는 순위표다.
서울 부산 호남의 빅마켓 인기구단 '엘롯기(LG 롯데 KIA)'에 최근 폭풍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한화와 삼성이 5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23일 현재 1위 한화를 필두로 LG 롯데 KIA 삼성이 2~5위에 포진해 있다. 만약 지금 시즌이 끝나면 프로야구 최고 인기 5팀이 한꺼번에 가을야구에 동반 진출하게 된다.
한껏 고조된 프로야구 인기 속에 어느 팀이 올라오든 포스트시즌 전 경기 매진이야 불을 보듯 뻔하지만 구단 별 인기 차이는 어느 정도 있는 게 사실. 최고 흥행 5팀의 동반 가을야구행이 현실화 될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을 전망.
팬들로선 상상만 해도 두근거리는 일이다.
이런 가을야구 조합은 전무후무하다. 이 5팀 모두 상위권이었던 적이 없다. 이 중 최소 어느 한팀은 꼴찌거나, 하위권이었다.
당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화는 2018년(3위) 이후 7년 만에 가을야구행을 노린다. 3위 롯데는 더 오래됐다. 2017년(3위) 이후 8년 만이다.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래 가을야구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삼성도 왕조시대를 마친 2016년 이후 줄곧 하위권이었다. 지난 9년간 가을야구에 간 것은 2021년과 2024년 딱 2차례 뿐이다.
LG는 2020년대 들어 매 시즌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는 강팀으로 도약했지만 과거 길었던 암흑기가 있었다. KIA 역시 2017년과 지난해 우승했지만 매 시즌 성적은 들쑥날쑥이었다. 지난해 통합우승 후 올시즌 '절대 1강'으로 꼽혔지만 시즌 초 부침을 겪다 최근 대체 선수들의 활약 속에 6연승을 달리며 5강권에 진입했다.
이중에도 가장 설레는 팬들은 한화와 롯데 팬들이다.
KIA, LG, 삼성은 시즌 전부터 3강 후보로 꼽혔던 팀들. 한화와 롯데는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힌 팀들이지만 잘해도 이렇게까지 잘 할 줄은 몰랐다.
한화는 5월 이후 LG와 엎치락 뒤치락 1위 싸움을 펼치며 반짝 활약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롯데 역시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악재 속에서도 대체 선수들을 발굴, 운용하며 꾸준하게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구 인기팀들의 선전은 역대급 관중 대폭발로 이어지고 있다.
KBO리그는 지난 17일 역대 최소 경기인 350경기 만에 6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반환점도 돌기 전인 시즌 일정 48.6% 를 소화한 시점의 600만 관중 돌파다. 종전 역대 최소경기 600만 돌파는 지난해 418경기 만이었다.
돌파 간격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지난 3일 500만 관중을 달성한 후 불과 14일, 56경기 만에 600만 관중을 달성하며 역대 500만 관중에서 600만 관중 달성 구간 중 최소 일수와 경기가 소요됐다.
23일 현재 639만5359명. 이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사상 최초의 1100만 관중을 넘어 전대미문의 1200만 관중 시대의 개막도 가능하다.
'엘롯기삼한' 전국구 인기팀들의 동반 가을야구 행. 속단은 이르다. 이제 반환점을 돈 데다 승차 없는 6,7위 KT와 SSG은 5위와 불과 반게임 차, 1위와도 6게임 차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본격적인 여름 승부가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부상 변수에 속 편한 일이 없는 올시즌. 부상관리와 대체선수 풀이 두툼한 팀이 최후의 승자로 살아남을 것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