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천재적인 센스인가, 꼼수인가.
KT 위즈 외야수 배정대가 한때 메이저리그에서 논란이 됐던 주루플레이를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부터 메이저리그에서는 금지된 만큼 편법 내지는 꼼수로 불릴 여지도 있다.
KBO 역시 올 시즌을 앞두고 이에 대해 논의했다. 우리 리그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은 장면이라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그것은 바로 포스아웃 상황에서 2루나 3루 베이스를 그대로 통과하는 행위다.
배정대는 3-0으로 앞선 6회말 2사 1, 2루 상황에서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후속 김민혁이 내야 땅볼을 쳤다. LG 내야진은 2루 포스아웃을 시도했다. 그런데 1루 주자 배정대가 2루에서 슬라이딩을 하지 않은채 2루 베이스를 밟고 그대로 통과했다.
2년 전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한 수법.
야구에서 오버런은 1루에서만 허용된다. 공 보다 2루나 3루에 먼저 도착하더라도 베이스를 지나치면 태그 아웃을 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자들은 2루나 3루 베이스에 정확하게 멈추기 위해서 슬라이딩을 하며 속도를 줄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100분의 1초라도 단축이 필요한 순간이라면 어떨까.
2루 주자가 오버런을 감행해 일단 살면 포스아웃 상황이 해제된다. 해당 주자는 2루와 3루 사이에서 런다운을 유도해 시간을 끌 수 있다. 2루 주자 태그아웃 전까지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 득점이 가능하다.
실제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023년 이러한 시도가 처음 나왔을 때 '천재적인 발상'이라고 극찬했다.
배정대는 2루에서 애당초 아웃 판정을 받았다. LG 내야진도 배정대가 오버런을 펼치자 심판콜을 떠나 끝까지 플레이 해서 3루 주자를 잡았다. KT가 2루 포스아웃 비디오판독까지 신청했지만 역시 아웃이었다. 실질적으로 성공은 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해볼 만한 시도였다.
다만 메이저리그에서는 2025시즌 부터 이를 사실상 '금지'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주자의 두 발이 모두 베이스를 지나치게 되면 베이스 점유를 포기했다는 의사로 간주하고 아웃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규칙이 수정됐다.
2루 베이스커버에 들어온 수비수와 충돌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수비수를 소극적으로 만들고 실책을 유발하는 행위로 해석이 가능하다. '페어플레이'에 위배된다고 보일 여지가 있다.
다른 시각도 있다.
배정대의 주루플레이는 엄밀히 따져 '오버런에 해당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KBO 관계자의 설명. 이 관계자는 "배정대의 경우 2루를 밟고 3루로 가려는 의사를 나타냈다. 메이저리그에서 제한하는 플레이는 2루를 밟고 외야 방향으로 정면으로 뛰는 행위"라고 바로잡았다. 이어서 "추후 규칙위원회를 통해 KBO리그도 다시 논의해 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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