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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사들이 뛰어든 것은 물론이고 국가 단위에서도 산업 육성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종속되지 않는 '소버린 AI'를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영역의 경계가 없다. 정치, 경제, 문화, 사회의 대부분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이슈를 빨아들이는 일종의 '블랙홀'처럼 작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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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가 '리니지' IP와 국내 시장에 편중된 사업 구조로 인해 상장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적자를 내며 다소 침체돼 있지만, 조만간 '턴어라운드'를 기대케 하는 원천은 이처럼 게임사로선 보기 드문 AI 기술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NC AI의 초대 사령탑인 이연수 대표가 '책임감'과 '자신감'을 함께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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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고려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한국을 대표하는 개발자들의 산실이었던 삼성SDS에서 다양한 실무를 경험한 후, 모교로 돌아가 자연어 처리(NLP) 연구로 박사 학위를 따며 AI 산업에 본격 발을 들이게 됐다. 최근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대학원 시절인 2000년대 중반에는 지금처럼 AI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대화형 AI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해 자연어 처리 연구를 이어가다가 현재 SK텔레콤 AI 서비스 '에이닷'의 전신인 챗봇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산학협동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기술 상용화에 대한 보람과 재미가 커졌다"며 "이후 2014년 엔씨소프트 AI 랩에 초창기 멤버로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엔씨소프트가 왜 일찌감치 AI 연구 개발에 뛰어들었을까.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리니지'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이라는 한국을 대표하는 MMORPG IP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MORPG는 자신을 대신할 캐릭터를 생성해 육성시키면서, 현실과 비슷하거나 혹은 완전히 다른 콘텐츠를 마음껏 즐기며 '세컨드 라이프'를 경험할 수 있는 무한한 가상공간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게임은 현실과 유사하게 복잡한 환경을 갖추고 있어 데이터, 캐릭터, 보이스, 사운드 등 AI 연구에 이상적인 환경"이라며 "더 나아가 유저들의 행동과 경험, 피드백이 모두 데이터로 쌓인다. 예를 들어 게임 내에서 오가는 라이브 채팅뿐 아니라 비문, 구어체까지 모두 학습하고 번역해낼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NC AI는 생성형 AI '바르코'(VARCO)를 중심으로 기업이나 목적에 특화된 '버티컬 AI'에 집중하고 있다. 게임 개발에 적용하며 축적된 AI 기술을 외부 사업에도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30여개 이상의 기술 가운데 우선 반응이 좋은 4~5개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사업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NC AI 아트 패션'은 텍스트 입력만으로 원하는 스타일 제작이 가능, 국내 패션 기업들과의 계약을 늘려가고 있다"며 "고품질 음성 생성 서비스인 'NC AI 오디오'의 경우 특정 오디오 소스를 즉시 카피하거나 학습, TTS와 더빙 등의 형태로 활용 가능하며 연기체 음성까지 생성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NC AI 그래픽스'의 경우 문장이나 이미지 한 장만으로 3D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고, 캐릭터 표정에 사실감이 넘치는 애니메이션, 모션 솔루션 등의 생성이 가능하며 실시간 다국어 채팅 번역 솔루션의 경우 게임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이커머스에도 활용 가능하는 등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또 이번 달에는 '바르코 3D' 베타 버전을 공개한다. 텍스트나 2D 이미지를 입력하면 게임에 활용할 수 있는 3D 캐릭터와 오브젝트 등을 만들어주는 AI 서비스다. 예를 들어 '중세 시대에 사용하는 기사용 갑옷'을 만들고 싶다면 해당 게임 에셋을 자연어로 입력하거나, 2D로 그려진 이미지를 입력해 3D 텍스쳐로 만들 수 있다. 게임 제작 비용과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어 중소규모 게임사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AI가 만드는 미래는 무한한 기대를 받고 있는 반면 불안감과 우려도 존재한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AI는 판단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창의적인 작업의 파트너일 뿐"이라며 "AI가 제공하는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할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는 반복 업무를 줄이고, 인간이 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존재"라고 덧붙였다.
"AI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인간의 가능성을 더 확장해나가야 합니다." 결국 사람으로 귀결된다는 것, AI 연구자이자 사업가가 내린 결론이다.
끝으로 AI는 이 대표의 생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챗GPT에게 물어봤다. "AI는 인간의 결정과 의도가 투영된 기술이기에, 그 자체보다는 이를 어떻게 만들고 쓰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는 이 대표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AI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언제나 사람의 몫이며, 그 선택이 AI의 진짜 '윤리'와 '방향'을 결정합니다." AI의 대답은 간결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