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내가 KIA로 처음 트레이드 됐을 때도 정말 못했다. 진짜 잘할 때까지 해보자고 생각하고 운동했는데…."
추후 평가는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LG 트윈스가 올해 샐러리캡이 넘치는 위험 부담을 감수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52억원을 전액 보장하는 FA 계약을 안긴 필승조 장현식이 LG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장현식은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4-3으로 앞선 8회말 2사 2루 위기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무피안타 1볼넷 무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지켰다. 장현식은 시즌 10번째 세이브를 챙겼고, LG는 6연승을 질주했다.
LG가 6연승하는 동안 장현식은 4경기에 등판해 3승 1세이브를 기록했다. 장현식이 없었다면 LG의 6연승도 없었다.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와 주중 3연전에서 처음 2경기를 장현식이 잡아준 게 컸다. 역전, 재역전이 반복될 정도로 LG와 KIA의 기싸움이 치열했다. 22일은 장현식이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9대7 역전승을 이끌었고, 23일은 장현식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연장 10회 6대5 승리를 이끌었다.
장현식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KIA 유니폼을 입었다. 2013년 NC 다이노스 1라운드 지명 유망주였던 장현식은 2020년 8월 KIA로 트레이드되면서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KIA 이적 2년차였던 2021년 34홀드로 홀드왕을 차지하면서 필승조 이미지를 굳히기 시작했다. LG와 52억 계약의 발판을 마련해준 KIA를 장현식이 앞장서서 울릴 줄 누가 알았을까.
장현식은 "KIA에서 '너 전반기에 던지는 거 봤을 때는 구속이 145㎞밖에 안 나왔는데, 왜 광주에 와서 갑자기 150㎞를 던지냐'는 말을 들었다. 누군지 밝히기는 그렇지만, 왜 그런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고 답하며 웃었다.
시즌 초반부터 LG 팬들에게 장현식이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다. 발목과 광배근 부상으로 2차례나 부상자명단에 오르면서 시즌 초반에 생각보다 오래 자리를 비웠다. FA 계약 첫해라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기에 선수 본인이 가장 아쉬운 마음이 클 수밖에 없었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장현식은 밥값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35경기에서 3승2패, 10세이브, 2홀드, 35⅓이닝,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에는 5경기 6이닝 무실점, 미스터 제로다.
장현식은 "내가 처음 KIA에 트레이드됐을 때도 정말 못했다. 그래서 나는 꼭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야구에 몰두했었다. (LG에 와서도) 야구에 몰두해서 진짜 잘할 때까지 해보자고 생각하고 운동을 했던 게 후반기 돼서 좋은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안도했다.
전 KIA 동료가 깜짝 놀랐던 것처럼 직구 구위가 살아난 게 주효했다.
장현식은 "일단 직구를 살려야 결국 변화구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께서도 직구를 더 살려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직구를 조금 살리는 데 중점을 뒀고, 직구가 잘 가니까 변화구도 타자들이 헛스윙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장현식은 27일은 3연투에 걸려 벤치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LG의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2위 LG는 26일까지 1위 한화와 3경기차까지 좁혔다. 2위에 만족하지 않고 1위까지 바라보자는 분위기다.
장현식은 "계속 8회, 9회에 역전해서 이기다 보니까 하늘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이렇게 안 되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계속 도와주는 것 같다. 지고 있어도 한번 해보자, 할 수 있다 이렇게 분위기가 되는 것 같다. 아무리 초반에 점수를 줘도 질 것 같지 않고, 따라붙을 수 있고 마지막에는 뒤집을 수 있는 그런 힘이 있다고 다들 생각하는 것 같다. (한화와 3경기차면) 그래도 조금 가까워졌다. 지금 분위기라면 한번 쫓아가 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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