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국은 배구 세계에서 홀로 있는 외딴 섬이 아니다."
갑자기 들려온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에 모두가 놀랐다. 외국인 선수의 출전이 가능하다고 했던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하루전 국제배구연맹에서 외국인 선수의 출전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13일 여수 진남실내체육관에서 남자부를 시작으로 열린다. 열심히 준비해왔고, 여수까지 함께 내려왔던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는 팬들앞에서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
허수봉 신호진 박경민이 국가대표팀으로 빠져 레오와 바야르사이한으로 우승을 위해 준비했던 현대캐피탈의 필립 블랑 감독은 홍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블랑 감독은 13일 OK저축은행고의 개막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내 배구인생 처음으로 경기 당일 아침에 조식을 먹으며 우리 선수를 활용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진심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선수들과 이번 코보컵을 준비하면서 모든 목표를 같이 공유하고 한 목표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훈련을 해왔는데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이 다 변했다"라고했다.
이어 "한국은 배구라는 세계 안에서 홀로 있는 외딴섬이 절대 아니다. 배구라는 세계 안의 틀에서 같이 움직이고 같이 해야 한다"면서 "세계 선수권 기간에 경기를 개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다시 한번 잘 알아보 주셨으면 좋겠다. 만약 연맹에서 이 대회의 성격을 친선 경기라고 정의하셨다면 친선 경기에 맞는 선수단을 데려왔을 것이다. 하지만 컵대회이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과 함께 준비해서 왔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블랑 감독은 "아침에 레오와 바야르사이한에게 함께 운동을 했음에도 뛸 수 없다는 말을 할 땐 안타깝고 미안했다"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젊은 선수들에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무대의 장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쳐 달라고 주문했다"라고 했다.
블랑 감독은 컵대회에 대한 중요성을 말했다. 정규리그를 앞두고 시범경기 성격으로 보는 것과는 조금은 다른 시각을 보였다. 블랑 감독은 "컵 대회는 정규리그 다음으로 중요한 대회다"라며 "이 대회가 일반 친선경기, 연습경기라면 훈련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컵대회는 최고의 선수로 최고의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표선수 차출이 없는 팀이 우승 가능성이 높다. 연맹에서 이런 점도 고려해주셨으면 한다"라고 했다.
여수=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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