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박찬욱 감독의 손을 잡고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손예진이 다시 '예진핸드'의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손예진은 지난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 영화 '어쩔수가없다'(박찬욱 감독, 모호필름 제작)를 선보이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영화 '협상'(18, 이종석 감독) 이후 '어쩔수가없다'로 7년 만에 영화 신작으로 돌아온 손예진은 이번 부산영화제 또한 9년 만의 참석으로 의미를 더했다. 앞서 손예진은 영화 '덕혜옹주'(허진호 감독)로 2016년 열린 제21회 부산영화제에 초청받은 바 있다.
이날 개막식을 통해 오랜만에 관객을 만난 손예진의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25년 경력의 제지 전문가가 가장 행복하고 안정된 삶을 만끽하기도 전 삶을 바친 회사로부터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그리고 어렵게 장만한 자신이 태어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 준비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극한 상황을 그린 블랙 코미디다.
손예진은 극 중 제지 전문가 만수(이병헌)의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가세가 기우는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대처하는 아내 미리로 변신했다. 실직으로 좌절한 만수에게 "그동안 고생했으니까"라며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지금 이 순간부터 비상 상황이란 사실을 직시해 줬으면 해"라며 흔들리는 가족의 중심을 지키는 미리를 소화한 손예진은 밝고 강단 있는 아내이자 엄마 모먼트로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꺼냈다. 이따금 돌싱 미리가 가진 내면의 상처를 드러내다가도 가족을 지키기 위한 만수와 또다른 '전쟁'을 치르는 용감함까지 손예진의 농밀한 연기로 200% 표현됐다. 여기에 그동안 쌓은 '멜로 퀸' 다운 내공으로 이병헌과 현실감 넘치는 부부 호흡까지 보는 맛을 더했다.
공백이 느껴지지 않은 손예진은 '어쩔수가없다' 기자간담회에서 관객을 만나기까지 특별한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어쩔수가없다'의 미리는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라 생각했고 진짜 엄마, 아내처럼 보였으면 싶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아들고 싶었다"며 "'어쩔수없다'는 7년 만에 촬영한 작품이다. 사실 이 작품을 촬영하면서도 내가 또 영화를 할 수 있을지 불안함이 컸다. 그만큼 영화 산업, 현실이 안 좋아지고 있다.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배우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책임감을 전했다.
한편,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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