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6세트 8-6으로 앞선 강지은(SK렌터카)이 벤치타임아웃을 불렀다. 매치 포인트를 앞두고 다소 까다로운 배치가 테이블 위에 형성됐다. 팀의 주장인 강동궁과 조건휘가 나와 강지은과 머리를 맞대고 슬기로운 샷을 논의했다.
이윽고 동료들의 조언에 힘을 얻은 강지은이 과감한 뒤돌리기 샷을 시도했다. 제1 목적구를 맞힌 강지은의 노란 색 수구는 장-단-장-단-장 쿠션을 돌고 돌아 천천히 제 2목적구를 향했다.
초조한 표정으로 수구의 방향을 지켜보던 강지은은 샷이 성공한 순간 두 팔을 높이 치켜올렸다. SK렌터카가 2025~2026시즌 PBA 팀리그 3라운드 우승을 확정한 순간이었다.
SK렌터카가 파죽의 7연승을 구가하며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5~2026' 3라운드 우승을 거머쥐었다. SK렌터카는 2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3라운드 8일차 경기에서 3라운드 2위 하나카드를 세트스코어 4대2로 물리치며 연속 7승(1패)째를 거두고 승점 21을 기록해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3라운드 우승을 결정지었다. 이로써 SK렌터카는 1라운드 우승팀 하나카드, 2라운드 우승팀 웰컴저축은행에 이어 세 번째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3라운드 1, 2위 대결답게 숨막히는 승부였다. 이날 SK렌터카가 승리하면 우승 확정이었다. 하지만 패하거나 풀세트 승리(승점 2점 확보)를 한다면 우승의 향방은 최종일로 미뤄질 수 있었다. SK렌터카가 조기 우승을 하려면 적어도 6세트에서는 승리를 확정지어야 했다.
SK렌터카는 에디 레펜스-조건휘가 나선 1세트 남자복식에서 하나카드의 초클루-Q.응우옌 조를 3이닝 만에 11-2로 가볍게 꺾으며 기선을 잡았다. 그러나 2세트에서 히다 오리에-조예은 콤비가 김가영-사카이 듀오에게 3이닝 만에 3-9로 지며 세트스코어 1-1이 됐다.
2세트 반격을 허용한 SK렌터카는 3, 4세트를 연이어 따내며 승리에 한발 더 다가섰다. 3세트 남자단식 주자로 나선 '주장' 강동궁이 초클루를 11이닝 접전 끝에 15-13으로 꺾은데 이어 4세트 혼합복식에서 응오딘나이(베트남)-강지은 조가 김병호-김진아 조를 9-1로 제압했다.
우승까지 한 세트 승리만 남겨놓은 상황. 5세트 남자단식 주자로 나선 레펜스가 하나카드의 신정주와 격돌했다. 4이닝까지는 6-6으로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5이닝 째 신정주가 뱅크샷 1개를 포함해 4득점하며 10-6으로 달아난 반면 레펜스는 스리뱅크샷 득점에 실패했다. 이어 6이닝 째 신정주가 가볍게 1점을 따내며 세트스코어 2-3로 따라붙었다.
운명이 걸린 6세트. 여자 단식으로 치러진 경기에서 SK렌터카는 강지은이 나왔다. 하필 상대는 하나카드의 에이스 '당구여제' 김가영이었다.
두 선수 모두 1, 2이닝 연속 득점에 실패했다. 묵직한 긴장감이 경기장을 휘감았다. 득점 침묵을 먼저 깬 쪽은 강지은이었다. 3이닝 째 1점을 수확했다. 반격에 나선 김가영이 연속 2득점으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강지은은 4이닝 째 또 공타를 기록했다. 기세를 탄 김가영은 4이닝 때 하이런 4점을 기록하며 6-1로 달아났다.
패색이 짙어진 상황. 그러나 이때부터 강지은의 놀라운 승부사 본능이 깨어났다. 강지은은 5이닝 공격에서 뱅크샷 1개를 포함해 연속으로 8점을 따내며 단숨에 승부를 끝내버렸다. 강지은은 마지막 샷을 힘겹게 성공한 뒤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팀 동료들과 3라운드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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