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21일 부산 광안대교를 시작으로 해상교량 3곳, 지하차도·터널 4개 등을 지나는 자전거 축제 '세븐브릿지 투어'가 처음 열렸다.
그동안 광안대교에서 달리기, 걷기 행사가 열린 적은 있지만 대규모 자전거 축제는 처음이라 주목받았다.
사전 예매는 신청 1분 만에 마감됐고 부산 시민이 아닌 외지인 참가 비율은 60%나 됐다.
시작은 어설펐다. 한꺼번에 많은 자전거가 몰리다 보니 집합지인 벡스코를 빠져나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다" 주최 측의 운영 미숙을 지적하는 일부 참가자들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불평을 늘어놓던 라이더들은 광안대교 위에서 고층빌딩이 몰린 마린시티와 바다, 광안리 해변이 어우러진 풍경에 보고 이내 감탄사를 터트렸다.
대회 도중 만난 타지역 라이더들은 도심 지하차도, 터널을 주파하는 코스와 부산의 풍광에 한결같이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자전거 낙차 사고로 7명이 찰과상을 입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대행사로 열린 '브런치 온더 브릿지' 행사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광안대교 상판에서 간이 의자와 테이블을 편 채 광안리 풍경을 보며 미슐랭 레스토랑이 만든 브런치를 먹는 이벤트였다.
아쉬운 점은 있다. 평속 25㎞/h 이상이라는 대회 출전 자격을 좀 낮춰 자전거 마니아가 아닌 이에게 문호를 개방하길 바란다.
자원봉사자에게 다음 대회 신청 우선권과 할인권을 줘 시민 참여를 늘릴 기회로 삼는 것도 좋겠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참가자는 "나의 즐거움을 위해 부산 시민이 불편을 감내한 거 같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광안대교를 통제하고 진행한 행사는 5개였는데 올해 전국체전 체육행사와 세븐브릿지 투어 영향 등으로 총 8개로 늘었다고 한다.
스페인 산티아고에 가면 '도로를 공유하다'는 표지판이 있다고 한다. 도로는 누구의 것이 아니라 모든 교통수단이 나눠 쓴다는 의미일 테다. 스페인을 언급할 필요 없이 우리나라 도로교통법도 도로에 자전거가 통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1년 내내 차량이 독점하던 도로를 8일 정도 양보하는 것, 괜찮지 않은가. 이날만큼은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꽤 환경적이지 않나 싶다.
관건은 시민 불편을 감내하면서도 얼마나 참여하고 싶은 행사로 만드느냐는 것이다.
부산에서 열리는 수많은 행사 중 세계적인 이벤트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이 궁색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지난 3월 부산을 방문한 영국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은 "부산은 왜 자꾸 제2의 도시라고 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부산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는데 스스로 이류 도시로 규정짓는 데 대한 반문이었다.
부산은 올해 최단기간 외국인 방문객 200만명을 기록했고 처음으로 연간 방문 300만명을 돌파할 기세다.
정작 부산에 살아서 잘 모르던 부산의 매력과 관광 상품성을 외부인의 시선과 통계를 통해 알게 된 느낌이었다.
광안대교를 자전거로 달리며 부산하면 떠오르는 전통 있는 생활체육 축제 하나 가지고 싶다는 생각 간절했다.
그것이 세븐브릿지 투어라도 좋고 다른 무언가라도 상관없을 것 같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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