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 질서·다자주의 흔들리는 가운데 '경주 선언' 주목
(부산=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2005년 부산에 이어 20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면서 외교적 성과와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다.
2005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제13차 APEC 정상회의 정상 선언 발표문을 보면 당시 정상들은 '부산선언'과 'WTO 도하개발아젠다(DDA)에 관한 특별성명'을 채택하고 조류 인플루엔자(AI) 대응 방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부산선언'에는 APEC 회원국들이 국민의 후생을 위해 '무역자유화를 계속 증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1994년 제2차 APEC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자유롭고 개방적인 무역과 투자를 실현하기 위한 내용을 담은 '보고르 목표'를 중간 점검하면서, 선진회원국과 개도 회원국의 자유화 시한과 역점 사항을 담은 '부산 로드맵'을 채택했다.
발표문에는 'APEC 정상들은 모든 국민들이 무역 자유화와 경제성장에 따른 혜택을 골고루 공유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사회 경제적 격차 문제와 관련된 도전과 장애요인을 대처하는 방안을 연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은 당시 APEC 개최국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며 외교 역량을 세계에 과시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들이 모두 참석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관여한 외교의 장이 펼쳐지기도 했다.
테러 대응, 전염병 공동 대응, 에너지 안보 등 비경제적 글로벌 이슈도 논의됐다.
APEC 개최 중심지였던 부산은 이후 국제회의 등 마이스(MICE) 산업으로 주목받으며 도시 브랜드가 높아졌다.
당시 정상회의를 위해 만들었던 동백섬 'APEC 누리마루'에서는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전 총리의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국내 주요 외교 무대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세계화의 물결 속 치러진 20년 전 정상회담과는 달리 이번 경주 APEC은 보호 무역주의 부활로 인한 첨예한 무역 갈등 속 치러져 '경주 선언'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경주 선언에서 다자간 무역 체제에 대한 지지기반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 전 세계 관심도 쏠리는 상황이다.
한·미가 여전히 막판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관세 협상, 첨예한 무역 갈등 중인 미·중 정상의 첫 대면 회담 등 역사적 담판이 경주 APEC의 성과와 직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APEC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번영을 도모하고, 무역·투자 자유화, 경제·기술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목표로 1989년 창설됐다. (차근호 기자)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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