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 아주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강의에 학생들 호평…"학생에게 먼저 다가가려 노력"
고국서 안정된 엔지니어로 일하다 박사학위 도전 한국행…"네트워크 관리회사 차릴 것"
(서울=연합뉴스) 임경빈 인턴기자 = "스윗하고 친절한 왕자님의 수업", "이 교수님이 하는 수업은 뒤도 안 보고 듣는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강의평가 게시판에 올라온 수강 후기다.
강의 평점도 5점 만점에 4.5점을 넘는다.
호평 일색의 주인공은 짐바브웨 출신 아주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프린스 하만다와나(39) 씨다.
이름이 영어 단어 'prince'(왕자)와 같아 학생들로부터 '왕자님'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프린스 교수는 지난달 24일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에서 가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강의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에 대해 "학생들이 문제 해결력을 키워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코딩의 기본이 되는 자료구조, 운영체제, 알고리즘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지만, 학기마다 수강 정원을 늘려야 할 정도로 학생들의 평가가 좋다.
프린스 교수는 그 비결로 '열린 자세'를 꼽았다.
그는 "학생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한다"며 "어떠한 의견 개진이라도 환영한다. 성적에 이의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연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합리적인 풀이 방법으로 나를 설득한다면 점수를 올려 주기도 한다"며 "때론 교수도 실수할 수 있으니 질문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웃어 보였다.
물론 성적은 엄격하게 매긴다.
프린스 교수는 "일정 점수를 넘겨야만 A+ 학점을 부여한다"며 "학생들의 논리적인 풀이를 유도하기 위해 시험 문제를 까다롭게 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사고방식을 바꿔주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어떤 문제를 맞닥뜨리더라도 체계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싶다"며 "코딩은 물론 나중에 직장 생활을 하더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 출신인 그는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좋아했다.
프린스 교수는 "집에 컴퓨터가 없어 친구 집까지 가야 했다"며 "친구와 함께 컴퓨터를 뜯어보며 관심을 키워갔다"고 돌아봤다.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했고, 짐바브웨 국립과학기술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으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8년간 짐바브웨 최대 통신회사인 '에코넷'에서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그는 "고국의 모바일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을 맡았다"며 "업무 성과가 좋아 높은 급여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슴 한편에는 박사 학위에 대한 열망이 남아 있었다.
프린스 교수는 "어릴 적부터 공부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언젠가는 박사 학위를 꼭 따고 싶었다"며 "때마침 한국에 머물고 있던 친구가 아주대 박사 과정을 추천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가족과 직장 동료를 비롯한 모두가 한국행을 뜯어말렸지만, 향학열을 꺾을 수 없었다"고 한국행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주대 소프트웨어학과 박사 과정에 합격한 프린스 교수는 2016년 2월 한국 땅에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낯선 언어와 문화에 적응해야 했고, 학생 신분이었던 만큼 재정적으로도 빠듯했다.
연구 업무도 막중했다. 일이 많아 주말도 반납해야 할 정도였다.
프린스 교수는 "두 분의 지도교수님과 연구하다 보니 고국서 직장에 다닐 때보다 훨씬 바빴다"며 "그래도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 다른 박사과정생에 비해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숭실대에서 2년간 교수 생활을 한 뒤 2023년 아주대에 임용됐다.
그는 "한국 생활 전부를 아주대에서 보낸 내게 이곳은 고향이나 다름없었기에 꼭 돌아오고 싶었다"고 했다.
강의나 연구가 없는 날에는 한국 친구들과 축구를 즐긴다.
'기흥40클럽'이라는 축구 동호회에서 스트라이커로 활약 중이다.
프린스 교수는 "우연히 동호회 경기를 보고 나도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이젠 내가 경기에 빠지면 회원들이 섭섭해하며 전화한다"고 전했다.
구글 등 다양한 기업을 컨설팅한 경험을 살려 향후 한국에서 기업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스타트업을 설립할 계획이다.
그는 "많은 한국 기업이 사내 네트워크 관리를 외국계 기업에 맡기는 실정"이라며 "네트워크 유지·보수부터 업그레이드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사업을 직접 펼칠 생각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약 10년간 한국에서 살고 있는 프린스 교수는 한국인이 아프리카인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프린스 교수는 "직업을 밝히면 놀라는 한국인이 많다"며 "마트에 가면 나를 신기해하며 만지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차별적인 태도라기보다는 아프리카인을 많이 만나지 못해 발생하는 경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아프리카인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이 한국 사회에 마련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생활하는 아프리카인들에게도 '선배'로서 조언을 잊지 않았다.
프린스 교수는 "한국에서 생활하며 범죄와 같은 나쁜 일을 멀리해야 한다. 몇 명의 일탈이 한국에서 출신 국가의 이미지를 좌우한다"며 "성실한 자세로 착하게 살아야 귀화하고 적응하는 데 도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imkb0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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