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카를로스 알카라스(세계랭킹 1위·스페인)는 이미 전설적인 선수다." '전설' 노박 조코비치(4위·세르비아)가 1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총상금 1억1150만원)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에 1대3(6-2 2-6 3-6 5-7)으로 패한 뒤에 꺼낸 이 말만큼 알카라스를 제대로 표현하는 건 없다.
알카라스가 2026년 새해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우승하며 세계 1위의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 알카라스는 4대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우승하지 못했던 호주오픈 우승으로 개인 통산 첫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22세 8개월의 나이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며 같은 스페인 출신인 라파엘 나달(은퇴)이 보유했던 종전 최연소 우승 기록(24세 3개월)을 갈아치웠다. 오픈 시대에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남자 선수는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 앤드리 애거시, 로드 레이버에 이어 알카라스가 6번째다. 알카라스와 같은 스페인 출신인 나달은 이날 관중석에서 후배가 역사적인 우승을 거두는 모습을 지켜봤다.
2022년 US오픈에서 첫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거머쥔 알카라스는 2023년 윔블던, 2024년 프랑스오픈 및 윔블던을 정복했고, 2025년 프랑스오픈 및 US오픈을 차지했다. 지난 두 번의 호주오픈에서 8강 탈락의 아픔을 겪은 알카라스는 시니어 데뷔 6년만에 통산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7개로 늘었다. 알카라스는 "호주오픈에서 늘 우승을 꿈꿨지만, 그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는 더 간절히 우승을 원했고, 이제 현실이 되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알카라스는 23세 이전에 가장 많은 메이저 대회 단식 타이틀을 보유한 선수로 등극했다. 조코비치는 23세 이전에 단 한 번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다. 조코비치가 '22세 세계최강' 알카라스의 기량과 업적에 혀를 내두른 이유다. 알카라스는 놀랍게도 8번의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라이벌' 야닉 시너(랭킹 2위·이탈리아), 조코비치와 같은 쟁쟁한 선수를 만나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메이저 대회, ATP 파이널, 마스터스 1000, 올림픽을 포함한 '빅 타이틀'을 평균 3.7번의 대회당 1번꼴로 총 15번 우승했다.
알카라스는 약점인 서브를 개선해 결점이 없는 선술 거듭났다. 지난해 US오픈에서 101번의 서브 게임 중 98번을 따냈다. 압도적인 파워, 운동 능력, 창의적이고 다양한 기술로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이번 결승전 1세트를 무기력하게 2-6으로 내준 알카라스는 강력한 서브와 긴 랠리에서 보여준 집중력으로 노장 조코비치를 압도해나가기 시작했다. 2세트를 6-2로 잡으며 균형을 맞췄고, 3세트(6-3), 4세트(7-5)도 내리 따냈다. 알카라스는 3시간가량 지속된 전투에서 승리하자, 코트 위에 벌러덩 누워 첫 호주오픈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알카라스의 다음 목표는 오픈 시대 이후 역사상 두번째로 캘린더 슬램(단일연도 4대 메이저 대회 모두 우승)을 달성하는 것이다. 역사상 캘린더 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레이버 한 명이다. 알카라스는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한 번에 하나씩 해나가고 싶다. 스스로에게 너무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시너는 비록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조코비치에 패해 우승을 놓쳤지만, 알카라스의 기록 도전을 저지할 유일할 라이벌로 여겨진다. 알카라스와 시너는 지난 2년간 9번의 메이저 대회를 번갈아 우승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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