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최가온의 금메달을 이끈 숨은 공신이 있다.
최가온은 13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획득해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88.00점)을 제치고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섰다. 클로이 김이 2018년 평창 대회 때 세운 이 종목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 기록(17세 10개월)도 경신(17세 3개월)했다.
어려움의 연속, 극복의 드라마였다. 최가온은 2024년 1월 선수 생명의 위기가 올 정도의 큰 부상을 겪었다. 스위스 락스에서 열린 월드컵, 결선 직전 연습 레이스에서 허리를 크게 다쳤다. 수술을 피할 수 없었다. 한국에서 염증이 생겨 2차 수술도 했다. 보드를 다시 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까지 커지는 시기였다. 이를 극복하고 다시 스노보드를 잡은 최가온은 올림픽 무대로 향했다.
월드컵 무대에서 여러 차례 정상에 오른 최가온이지만, 올림픽은 또 달랐다. 다시 한번 시련이 최가온을 위협했다. 눈 내리는 리비뇨, 1차 시기부터 절반이 넘는 선수가 파이프에 쓰러졌다. 최가온도 피할 수 없었다. 1차 시기에서 기술 시도 후 내려오는 과정에서 파이프 엣지와 충돌했다. 일순간 경기장이 고요해질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최가온이 눈밭에서 쉽게 일어서지 못하자 모두가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봤다.
포기는 없었다. 최가온은 부상으로 통증이 있는 상황에서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마침내 3차 시기 90.25점을 마크하며, 한국 동계올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최가온은 경기 이후 개인 SNS를 통해 한 명의 인물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바로 벤 위스너 코치였다. 최가온은 '나의 코치에게,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던 나의 12살, 당신은 나를 알아봐줬다. 당신은 나를 믿어줬고, 모든 순간 내 곁을 지켜줬다. 나의 스승이자 멘토, 코치 벤. 이 금메달은 당신과 나의 것이다. 감사하다'고 했다.
최가온은 클로이 김 아버지의 소개로 위스너 코치를 소개받으며 지금까지 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동행한 위스너는 최가온에게 언제나 힘이 되는 존재다. 최가온은 대회 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코치님이 멘탈을 다 잡아주신다"며 "1차에서 넘어져도, '넌 2차에서 무조건 할 거다. 확률상 넘어질 수 없다'고 이렇게 말해준다"고 했다. 최가온이 어려운 순간마다 힘을 북돋아준 코치. 위스너의 존재도 위기의 순간 최가온을 지탱하며 첫 금메달을 만들어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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