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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갈량 예언'은 정확했는데…한국産 체인지업 안 먹혔나? LG 출신 좌완, 시즌 첫 등판서 ⅓이닝 6실점 '대폭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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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릭 엔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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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떨어지는 변화구 하나만 갖추면 훨씬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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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릭 엔스(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시즌 첫 등판에서 쓴맛을 봤다. ⅓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6실점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엔스는 2024년 프로야구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투수다. 당시 30경기에 선발등판, 167⅔이닝을 소화하며 13승6패 평균자책점 4.19을 기록했다. 아주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우승을 노리는 LG에 어울리는 기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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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갖출건 다 갖춘 투수였다. 150㎞ 넘는 직구를 던지는 좌완인데다, 제구도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커리어 대부분을 불펜으로 보낸 투수답게, 구종이 다양하지 않았다. 직구와 컷패스트볼에 집중됐고, 이 때문에 한국 타자들의 커트에 고전했다. 헛스윙을 좀처럼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구수가 많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이닝을 책임지지 못했다. 5회 이전에 100구 가까이 던지는 일이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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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염경엽 LG 감독은 엔스에게 포크볼 또는 체인지업을 익힐 것을 주문했다. 서른이 넘은 외인 투수에게 '내일'을 본 셈. 뒤집어말하면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구사할 경우 LG와의 인연을 더 이어갈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시즌 끝까지 안정감을 보여주진 못했다. 특히 이해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5⅓이닝 3실점, 3⅓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선 6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쾌투했지만, 재계약에 도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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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국 생활의 보람은 있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복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불펜으로 뛰었다. 트리플A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뒤 빅리그로 승격했다. 2021년(9경기 22⅓이닝 평균자책점 2.82) 이후 4년만에 맛보는 빅리그였다.

놀랍게도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24경기(선발 3)에 등판, 46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4.08이었다. 그 결과 볼티모어와 1+1년 계약에 성공, 빅리그 생존에 성공했다.

특히 한국에서 배운 대로 충실히 실천한 구종 변화가 두드러졌다. 메이저리그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한국행 이전 빅리그에서 뛴 2021년의 엔스는 직구(58.6%)와 컷패스트볼(36.9%)의 투피치에 가까운 투수였다. 총 360개의 투구중 체인지업은 단 9개(2.5%) 커브는 7개(1.9%)에 불과했다.

반면 지난해 엔스의 체인지업 비중은 무려 29.6%에 달했다. 총 741개 중 219개나 던졌다. 15% 안팎이었던 LG 시절에 비해 자신감이 붙은 모습. 확실한 제 2구종으로 자리잡았다. 직구(45.7%)와 컷패스트볼(16.5%)을 합친 비율이 4년전 직구와 비슷하다.

디트릭 엔스. 사진=AP연합뉴스
1년1년이 다를 나이, 올해는 첫걸음부터 쉽지 않다. 엔스는 지난 22일(한국시각)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 등판했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안타 4개(홈런 2) 볼넷 2개를 허용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이날 엔스는 1-2로 뒤진 5회초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했다. 시작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이었다. 이어 다음 타자 엔디 로드리게스에게 134㎞ 컷패스트볼을 던졌다가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이어 안타 2개로 무사 1,3루가 됐고, 1루 주자의 도루 때 포수 송구 실책까지 나오며 1점을 더 내줬다. 순식간에 1-5가 됐다.

끝이 아니었다. 볼넷으로 다시 무사 1,3루, 다음 타자 라이언 오헌에게 3점 홈런까지 허용했다. 7번째 타자를 상대로 간신히 삼진 처리, 올시즌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미 투구수는 28개, 결국 엔스는 교체됐다. 엔스의 스프링캠프 평균자책점은 162.00이 됐고, 이날 볼티모어는 2대8로 패했다. 엔스의 부진이 결정적 패인이었던 셈이다.

엔스의 '역수출'은 성공작으로 남을 수 있을까. 이제 한국행도 쉽지 않은 나이다. 메이저 무대에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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