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티나(이탈리아)=공동취재단·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박길우 감독님을 넘어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이 아쉽다"
'팀 200%' 백혜진-이용석(이상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조가 한국 휠체어컬링에 16년 만의 동계패럴림픽 은메달을 안긴 후 메달색을 바꾸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2010년 밴쿠버 은메달 사령탑' 박길우 감독과 함께 패럴림픽에 도전하며 16년 만의 메달, 아니 금메달을 정조준했었다.
백혜진-이용석 조는 11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코르티나 올림픽 컬링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믹스더블 결승에서 중국의 왕멍-양진차오 조에 연장 혈투 끝에 7대9로 석패했다. 실로 아쉬운 패배였다. 6-7로 끌려가다 마지막 8엔드에 동점 점수를 뽑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지만, 2점을 내주며 은메달을 확정 지었다.
이번 대회 첫 도입된 믹스더블, '1호 금메달' 초대 챔피언은 놓쳤지만 한국 휠체어컬링에 역사적인 은메달이다. 한국 휠체어컬링이 동계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딴 것은 2010년 밴쿠버 대회 혼성 4인조에서 강미숙, 박길우, 김학성, 조양현, 김명진으로 이뤄진 대표팀이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16년 만이다. 은메달 확정 직후 박길우 믹스더블 대표팀 감독과 이용석, 윤경선 대한장애인컬링협회 회장은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 백혜진은 "나 빼고 남자들은 다 울었다. 나는 금메달 못딴게 아쉬워 눈물이 안났다"며 웃었다. 백혜진은 "(이)용석이가 서포트를 잘해줘서 은메달을 땄다"며 늘 그래왔듯 파트너 동생에게 공을 돌렸고, 지난해 첫 태극마크를 단 후 첫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용석은 "은메달을 목에 걸고 있는데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윤경선 회장님, 감독님, 누나와 이 자리에 앉을 수 있어 행복하다. 정신적 지주이자 멘탈 코치인 혜진누나 덕분"이라고 화답했다.
2022년 베이징패럴림픽 단장 출신으로 당시 노메달, 빈손으로 돌아온 후 지난 4년간 휠체어컬링 메달을 목표로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온 윤경선 회장도 "오기 전엔 동메달도 좋겠다 생각했는데 결승에 올라가 은메달이 확정되니 금메달이 욕심 나더라. 그러나 선수들이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듯한 경기를 하는 것을 보고 행복했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박 감독이 2010년 밴쿠버 대회 은메달 멤버이기에 16년 만의 메달이 더욱 특별했다. 은메달 기자회견 중 여러 번 울컥한 박 감독은 "믹스더블이 정식 종목이 된 후 선수 출신 감독이 지난해 9월 제자들과 뭉쳤고, 험한 파도를 넘어 여기까지 왔다. 졌으니 1%가 부족했던 것이지만 선수들은 두 번이나 스틸(선공 팀이 득점)에 성공하고, 최선을 다했다"며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줬는데 1%의 운이 우리에게 없었다"고 했다. 이어 "선수 때 느낌 감정은 현재 두 선수가 느끼는 감정과 비슷할 것이다. 감독이 돼서 특별하게 뭔가를 한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가진 능력을 끄집어내고, 안 좋은 요소를 배제시키려 했다"며 "스톤 하나 던질 때도 선수들과 많이 논의했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전했다. 16년 전을 떠올린 박 감독은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했던 시절이다. 선수촌 수영장 물을 얼려 훈련했다. 윤 회장님이 리그를 만들어주신 덕분에 휠체어컬링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백혜진과 이용석은 모두 "감독님의 은메달을 뛰어넘어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결국 따라간다"며 아쉬움 섞인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용석은 "감독님이 자세부터 알려주시고, 세심하게 가르쳐 주셔서 이 자리에 왔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예선에서 6승 1패, 1위로 4강에 진출한 중국은 강했다. 백혜진-이용석 조도 예선서 6대10으로 졌다. 그러나 결승에선 한끗차, 초접전이었다. 두 차례 스틸에 성공했고 연장까지 상대를 괴롭혔다. 이용석은 "경기 전 (백)혜진 누나와 서로 '잘할 수 있어'라고 이야기를 한다. 대회 내내 연습한 대로 즐기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자고 이야기했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백혜진은 "중국은 믹스더블인데도 센 샷이나 테이크아웃 샷을 많이 했다. 그래서 방어적으로 가기로 하고 세밀한 샷을 하자고 했다"며 "그러나 경기 초반에 중국 테이크아웃 샷이 많이 성공해 우리 작전이 잘 통하지 않았다. 그래도 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아쉽다"고 분석했다.
'한살 차' 백혜진-이용석 조는 '남매 케미'가 빛나는 팀이다. 같은 병원에서 재활했고, 컬링도 함께 하면서 친해졌다. 둘은 컬링 이전에 배드민턴도 함께 했다. 둘 모두 1남 3녀 중 한 명이라는 공통점도 지녔다. 남편 남봉광(경기도장애인체육회)과 호흡을 맞추다 파트너를 바꾼 백혜진은 "남편이 혼성 4인조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서드인 이용석과 팀을 이루게 됐다. 같은 팀이라 용석이의 성향과 장점을 알고 있었다"며 "오랜 기간 알고 지내서 호흡을 맞춘 기간은 짧지만 끈끈하게 팀워크가 맞았다"고 설명했다. "우리 집은 딸 셋에 막내가 아들이다. 용석이는 동생 같다"며 "용석이는 나의 동생처럼 이야기를 하면 잘 들어주고, 감정이 올라왔을 때에도 잡아준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이용석은 "나는 위에 누나가 셋이고, 누나도 1남 3녀다. 그래서 누나를 잘 따르게 됐다"며 "누나가 정신적 지주고, 경기장 안에서 멘털 코치다. 나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데 누나를 만나고는 같이 하는 방법과 팀워크를 알았다"고 고마워 했다.
패럴림픽을 함께 하며 팀워크는 한층 단단해졌다. 백혜진과 이용석은 4년 뒤에도 함께할 뜻을 내비쳤다. 이용석은 "저는 항상 누나랑 하는 것이 좋고 편하다. 누나가 저를 선택할 지는 모르겠다"며 백혜진을 바라봤다. 남편과 함께 믹스더블을 했던 백혜진은 "내게 선택권이 있는 것이냐"며 웃어보인 뒤 "이제 용석이와 하는 것에 익숙해졌고, 믹스더블 작전 성향도 알게 됐다. 남편이 삐질 수 있지만 용석이를 택하겠다"고 선언했다. "은메달을 넘어 금메달도 따고 싶고, 혼성 4인조에서도 메달을 따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혼성 4인조에서 메달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룸메이트' 남편을 향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믹스더블이 사전 경기로 시작했고, 우리가 메달을 따면 4인조도 힘을 얻어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우리가 메달을 땄으니 4인조도 시상대에 설 것"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코르티나(이탈리아)=공동취재단, 전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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