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우완 투수 양창섭(27)이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에서 완벽한 호투를 선보이며 시즌 초 위기의 삼성 선발 로테이션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양창섭은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148㎞ 속구와 체인지업, 커브, 투심을 섞어 한화 타선을 요리했다. 캠프 때부터의 노력이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실전에서 결실을 맺기 시작한 투구 내용이었다.
경기 후 만난 양창섭은 "첫 경기라 생각보다 긴장됐지만, 타자를 빨리빨리 맞춰 잡으려고 노력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1회 초 유격수 이재현의 호수비 병살타로 위기를 넘긴 뒤 순항한 양창섭은 "정말 큰 힘이 됐다. 들어가서 고맙다고 했는데, 조만간 맛있는 거라도 사줘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시범경기. 삼성 양창섭이 호수비를 펼친 이재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3.12/
이날 양창섭의 위기 관리 능력은 독보적이었다. 수비 실책과 위기 상황이 닥칠 때마다 마운드 위에서 미소를 보이기도 했던 그는 "예전에는 점수를 안 주려고 애쓰다 보니 컨트롤이 흔들렸는데, 오늘은 그저 '아웃카운트를 늘리자'는 생각으로 임하니 오히려 결과가 좋았다"며 한층 성숙해진 멘탈을 과시했다.
그동안 양창섭의 주무기는 슬라이더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날은 위력적인 체인지업과 투심 패스트볼이 돋보였다. 특히 강백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체인지업에 대해 그는 "생각보다 잘 들어갔다. 요즘은 슬라이더보다 체인지업과 투심에 더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캠프 때 최일언 코치님과 함께 '커맨드'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며 "나는 삼진을 잡는 투수가 아니기에, 원하는 곳에 던져 맞춰 잡는 피칭을 하는 것이 올 시즌의 핵심 포커스"라고 덧붙였다. 선발 투수로서 투구 수 배분과 이닝 소화력을 높이기 위한 영리한 변화다.
수장 박진만 감독의 신뢰도 두터워졌다. 박 감독은 경기 후 "양창섭이 캠프 때부터 준비를 잘해온 모습을 오늘 경기에서 제대로 보여줬다"며 "현재 팀 선발진 운용에 있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극찬했다.
2018년 데뷔 이후 잦은 부상과 긴 공백기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양창섭은 이제 오직 앞만 보고 있다. 올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100이닝 소화"를 꼽았다. 선발 투수로서 다소 소박해 보일 수 있는 수치지만, 그 안에는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지키며 팀에 기여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팀 동료들과 "아프지 말자"는 약속을 나눈 양창섭.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 등판을 예고한 그가 삼성의 선발 가뭄을 해갈할 확실한 '단비'가 될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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