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국민 삐약이' 신유빈(대한항공)이 '전 세계 1위-현 세계 4위' 주율링을 처음으로 잡았다.
주율링은 2014~2018년 류스원, 천멍 등과 함께 중국 여자탁구를 호령하던 톱랭커, 에이스 중의 에이스다. 2017년 첫 세계랭킹 1위를 찍으며 승승장구하던 중 건강상의 이유로 국제탁구 무대에서 잠시 사라졌던 그녀는 2024년 마카오 거주권을 취득한 후 복귀해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피더 칼리아리 대회 우승으로 건재를 알렸다. 지난해 미국 스매시 여자단식 결승에서 중국 천이를 4대2로 꺾고 챔피언에 등극하더니 올해 WTT챔피언스 도하 여자단식 결승에선 중국 톱랭커 천싱통을 꺾고 첫 WTT 챔피언스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이어진 WTT 스타 컨테더 도하 결승에서도 일본 수비 에이스 사토 히토미를 꺾고 2주 연속 정상에 올랐다. 세계 4위로 랭킹이 '수직상승'하며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것을 증명했고 올 시즌 무패행진을 달리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이런 주율링을 신유빈이 이겼다. 신유빈은 12일(한국시각) 중국 충칭에서 열린 WTT 챔피언스 충칭 여자단식 16강에서 주율링을 게임스코어 3대1로 돌려세웠다. 지난해 7월 미국 스매시 8강전 패배를 8개월 만에 보란 듯이 설욕했다. 1게임 3-7로 뒤지던 스코어를 듀스까지 따라붙었다. 2번의 게임포인트를 내줬지만 13-13에서 주율링의 미스를 유도, 15-13으로 승리했다. 포어핸드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2게임, 초반 4실점했지만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일진일퇴의 승부끝에 14-12로 승리했다. 치열한 랠리를 끝까지 버텨내고 고비를 이겨내며 주율링을 위협했다. 3게임을 6-11로 내줬지만 4게임, 신유빈의 기세가 무시무시했다. 9-4까지 점수 차를 벌리며 승기를 굳혔다. 주율링이 7-10까지 쫓아오자 시의적절한 타임아웃으로 흐름을 끊었고, 테이블 구석을 찔르는 강력한 포어드라이브 한방으로 매치 포인트를 잡아낸 후 포효했다. 11-8, 게임스코어 3대1의 승리였다.
세계 4위, 전 세계 1위 중국의 베테랑 톱랭커를 상대로 듀스 접전을 승리로 바꿔낸 집중력과 한치도 밀리지 않는 강력한 드라이브, 침착한 경기운영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연말 '신유빈 탁구가 계속 성장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신유빈은 "이게 끝이면 너무 슬프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었다. 중국 충칭에서 만리장성이 자랑하던 에이스를 보란 듯이 돌려세우며 또 한번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신유빈은 13일 왕이디(세계 6위)-리우양지(호주)전 승자와 14일 8강에서 맞붙는다. 전력상으론 왕이디가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2023년 4월 WTT 챔피언스 신샹 이후 지난해 4월 WTT챔피언스 인천까지 6차례 맞대결 전적은 6패로 신유빈이 절대 열세지만 그때의 신유빈과 지금의 신유빈은 실력, 기세 모든 면에서 다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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