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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의 기적은 그냥 오지 않는다...하루 60km 김윤지의 '물집투성이' 손[밀라노-코르티나 패럴림픽]

by 전영지 기자
지난해 11월 전국장애인동계체전 수영 경기 후 만난 김윤지의 손바닥은 물집투성이였다. 이 엄청난 노력이 4개월 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현장에서 연속 메달의 기적으로 이어졌다. 사진=전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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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테세로(이탈리아)=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세상에 그냥 이뤄지는 꿈은 없다. 세상의 모든 메달 뒤엔 필설로 다 못할 피, 땀, 눈물이 숨어 있다. 세상에 혼자 따는 메달은 없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현장, 달리기만 하면 메달, 나서기만 하면 역사를 쓰고 있는 '스마일 몬스터' 김윤지(20·BDH파라스-한체대)의 포디움 뒤엔 남모를 분투와 수많은 노고들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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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는 지난 8일 바이애슬론 여자 개인 12.5㎞ 첫 금메달 후 이틀 만인 10일 여자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 11일 여자 10㎞ 인터벌 스타트, 13일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추적에서 잇달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계패럴림픽 여성 최초의 금메달, 패럴림픽 최초의 원정 메달, 바이애슬론 최초의 금메달, 바이애슬론 최초의 멀티 메달, 크로스컨트리 여성 최초의 메달, 크로스컨트리 여성 최초의 멀티 메달, 대한민국 동하계 패럴림픽 통틀어 개인 종목 역대 최다 메달, 대한민국 올림픽-패럴림픽 통틀어 개인 종목 역대 최다 메달 등 끝 모를 기록 행진이 이어졌다.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가 토리노 대회서 '금3 동1'로 단일대회 메달 4개를 딴 적은 있지만 단체전 계주 금이 포함돼 있었다. 오직 개인전으로 메달 4개를 딴 건 김윤지가 최초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이후 개인 종목에서 34년간 동메달 하나 없었던 패럴림픽, 그것도 유럽의 전유물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에서 대한민국 스무살 여대생이 연일 써내려가고 있는 '끝 모를' 메달 레이스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경이롭다. 스스로도 "이렇게 많이 딸 줄은 저도 몰랐어요" 할 정도다.

젖산 측정중.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라이벌들의ㅏ 등급분류 소청으로 전문의 등 TF팀과 함께 재심사를 받은독일 피터프라우월드컵 현장.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전향희 이천선수촌 영앙사의 저염식 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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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전국장애인체전 현장에서 오랜만에 수영선수로 마주한 김윤지는 생애 첫 패럴림픽 시즌 개막을 앞두고 평창에서 마친 극한 체력 훈련을 소개했다. 체전 참가 직전, 마지막 훈련에서 하루 4시간, 60㎞, 극한의 롤러 스키 코스를 완주했다. "할 때는 엄청 힘들었는데 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기더라"면서 "손에 물집이 다 잡혔다"고 했다. 스무살 대학 새내기의 손바닥은 온통 굳은살과 물집투성이였다. 지난해 한체대 특수체육교육과 입학 후 '학업과 운동을 반드시 병행하겠다'는 선수의 강한 의지에 따라 학교측과 협의해 역학실 내 휠체어 트레드밀에서 스키 훈련, 유산소 훈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패럴림픽 1년 전 체력 및 설상 훈련의 중요성 탓에 체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분기별 심폐 체력 테스트에서 체력은 한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한계를 넘어선 엄청난 훈련양이 역대 최다 메달의 기적으로 이어졌다. '평창 금메달 철인' 신의현이 "정말 독하다. 어린 선수가 대단하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의 압도적 노력에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우수선수 집중 지원, 배동현 이사장이 이끄는 소속팀 BDH 파라스의 협업과 스포츠 의과학, 장비 및 식단 등 세심한 맞춤형 관리가 이어졌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패럴림픽 한 달 전 리비뇨 1800m 고산 지대 전훈 현장에 김윤지의 회복을 도울 휴대용 고압산소 챔버를 구비했다. 1.5기압 이상의 환경에서 고농도 산소 흡입으로 신속하게 산소를 공급, 빠른 회복을 돕는 기구다. 노르딕스키팀의 컨디셔닝을 위해 연구사와 물리치료사도 조기 파견해 매일 수면시간, 안정시 심박수, 심박변이도 개인자각도 등을 체크하고 격일로 소변키트를 활용해 영양 상태를 확인하고, 젖산 측정을 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 강도를 설정했다.또 지도자와 영양지원팀이 사전협의를 통해 고영양 저염식 식단을 구성해 컨디션을 관리했다.

행정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패럴림픽 시즌, '신성' 김윤지의 기량이 급상승하며 일부 국가에서 등급 분류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고 ,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이 등급분류 재심사 소청을 제기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등급분류 전문의로 구성된 소청대응 TF팀을 구성해 독일 핀터프라우 월드컵 현장에 파견했다. 재심 결과, 기존 등급 'LW10.5' 유지가 최종 결정됐다. 이 등급 유지는 메달색 결정의 모멘텀이 됐다. 파라 노르딕스키는 실제 기록에 스포츠 등급을 반영한 백분율로 최종기록이 결정된다. 만약 '11등급(숫자가 작을수록 중증)'으로 스포츠등급이조정됐다면 김윤지의 팩터(factor, 기록보정계수)는 현행 87%에서 93%로 변동됐을 것, 그랬다면 첫 금메달 쾌거를 이룬 바이애슬론 12.5㎞ 경기 기록(38분 00초)은 40분 37초가 돼, 4위권까지도 밀릴 수 있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적극 행정으로 등급분류 소청 이슈를 깔끔하게 정리, 오직 레이스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 역대 최다 메달 획득의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테세로(이탈리아)=전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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