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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장거리 소질 있네!" 크컨 20km 첫 도전에 금메달 따버린 '스마일 몬스터' 김윤지[밀라노-코르티나 패럴림픽 인터뷰]

by 전영지 기자
김윤지가 15일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20㎞ 인터벌 스타트 좌식에서 58분23초3의 기록으로 사상 첫 패럴림픽 2관왕에 오른 후 태극기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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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세로(이탈리아)=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저, 장거리로 전향해야 할까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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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마지막 레이스, 처음 경험 삼아 뛰어본다던 최장거리 20㎞에서 또 한번 사고를 쳤다. 기어이 또 하나의 금메달을 목에 건 '스마일 몬스터' 김윤지(20·BDH파라스)가 "예에~" 신명난 함성을 울렸다. 김윤지는 15일(한국시각)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20㎞ 인터벌 스타트 좌식에서 58분23초3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미 5종목에서 '금1, 은3', 4개의 메달을 휩쓸며 올림픽, 패럴림픽을 통틀어 단일대회 최다 메달 기록을 쓴 상황. 첫 패럴림픽, 극한의 최장거리 종목을 앞두고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도, 배동현 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 회장(BDH재단 이사장)도 극구 만류했지만 김윤지는 "20㎞는 꼭 뛰어보고 싶다"며 전종목 출전을 열망했다. 경험 삼아 나간다던 종목에서 '백전노장' 월드클래스 레이서들을 모두 제치고 1위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녀는 "저 장거리 소질 있나 봐요. 장거리로 전향해야 할까 봐요"라며 해맑게 웃었다. 아냐 비커(독일·59분17초4)가 은메달, 대회 5관왕에 도전한 '레전드' 옥사나 마스터스가 김윤지에 '1분11초2' 뒤진 59분34초5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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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단거리부터 최장거리,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 종목을 넘나드는 김윤지의 미친 질주는 이번 대회 내내 계속됐다. 김윤지는 지난 8일 바이애슬론 여자 개인 12.5㎞에서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동계 패럴림픽 금메달 후 10일 여자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 11일 여자 10㎞ 인터벌 스타트, 13일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추적에서 잇달아 은메달을 목에 걸더니 마지막 금빛 레이스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동계패럴림픽 여성 최초의 금메달, 패럴림픽 최초의 원정 메달, 바이애슬론 최초의 금메달, 바이애슬론 최초의 멀티 메달, 크로스컨트리 여성 최초의 메달, 크로스컨트리 여성 최초의 멀티 메달, 대한민국 동하계 패럴림픽 개인 종목 역대 최다 메달, 대한민국 올림픽-패럴림픽 개인 종목 역대 최다 메달 등 기록이란 기록은 다 휩쓸더니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2관왕' 대기록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이후 여성 개인 종목에서 34년간 동메달 하나 없었던 패럴림픽, 그것도 유럽의 전유물 노르딕 스키에서 대한민국 스무살 여대생이 연일 써내린 메달 레이스는 그저 경이로울 따름이다.

이날 첫 도전한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20㎞, 김윤지는 거침없었다. 크로스컨트리 20㎞ 인터벌 스타트는 30초 간격으로 출발해 2852m 코스를 7바퀴 돌아 순위를 가린다. 이날 새벽부터 쏟아진 눈비로 설질이 질퍽해 체력 소모가 극심한 상황이었지만, 김윤지의 "미끄러운 설질이 오히려 유리했다. 운이 좋았다"며 웃었다. "일요일 아침인데 비가 오더라. 마룬5의 '선데이모닝'(첫 가사가 'Sunday morning rain is falling') 생각이 났다. '노래처럼 딱 비가 오네' 생각하면서 기분 좋게 나왔다"고 했다. '무한 긍정'의 에너지는 처음과 마지막이 같았다. 스프린트에 자신 있다던 그녀는 이번 대회 바이애슬론 12.5㎞, 크로스컨트리 20㎞ 에서 반전 금메달을 딴 이유를 묻자 "장거리에 소질이 있나 봐요. 장거리로 전향할까 봐요"라며 활짝 웃었다. 최단거리, 최장거리,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메달을 다 가진 그녀는 "운동선수는 만족하면 안된다. 더 잘 준비해서 육각형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20㎞ 첫 출전에 금메달이라니, '이게 말이 되냐'고 하자 김윤지는 "나도 어벙벙하고 신기하다"며 웃었다. "10㎞(은메달)에서 1위를 하다 페이스 조절 실패로 역전을 허용했는데 그때 많이 배웠다. 평창서 하루 4시간, 50~60㎞ 장거리 훈련을 한 게 도움이 됐고, 감독·코치님들이 페이스 조절을 잘해주신 덕분"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금의환향 후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론 "외할머니의 손만두!"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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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2, 은3'으로 마무리한 첫 패럴림픽에 대해 그녀는 "너무 성공적인 데뷔였다. 마지막에 금메달을 따 더욱 감동"이라고 자평했다. "메달 5개를 다 걸면 목이 아플 것같지만 목을 튼튼히 단련시켜놔서 괜찮다"며 생긋 웃었다. 괴력의 '스마일리'가 하늘이 내린다는 금메달을 2개나 품었다. 대한민국 스포츠에 봄날의 햇살같고, 하늘의 축복같은 선수가 등장했다. 김윤지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대한민국은 '금 2·은4·동1' 동계 패럴림픽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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