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
허인서(23·한화 이글스)는 지난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삼성 선발 좌완 이승현의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허인서의 1군 정식 경기 첫 홈런.
홈런을 지켜본 김경문 한화 감독은 "타율은 낮을 수 있지만, 펀치력이 있다"라며 "최근에 맞지 않아서 본인이 노력한 거에 비해 많이 마음고생했는데 이제 홈런이 나오면서 편해졌을 거다"라고 반겼다.
이틀 뒤인 15일. 대전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허인서는 다시 한 번 아치를 그렸다. 한 번이 아닌 두 차례나 담장 밖으로 공을 보냈다.
2회말 김건우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좌월 홈런을 기록했고, 7회말 윤태현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투런포를 날렸다. 허인서의 3타점 활약에 한화는 8대0으로 승리했다.
시범경기 4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치면서 단숨에 홈런 1위로 올라섰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허인서의 장타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2023년 상무에 입단한 뒤 2024년 돌아온 그는 지난해 6월 퓨처스리그에서 4연타석을 날리는 등 괴력을 뽐내기도 했다.
올 시즌 허인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화의 안방은 지난 2년 간 최재훈 이재원 '베테랑 듀오'가 지켰다. 이 중 이재원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플레잉코치'가 됐다. 선수로서 뛸 가능성은 있지만, 코치의 역할에 더 큰 비중이 생겼다.
자연스럽게 후배 포수에게 길이 열렸다. 경쟁 체제가 구축됐고, 허인서가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스프링캠프에서 최재훈이 손가락 부상으로 빠지면서 허인서는 주전 포수 역할을 소화해야만 했다.
수비력은 어느정도 검증됐다. 고교 시절부터 강한 어깨와 공 빼는 속도가 남달랐다. 포구와 블로킹 등 기본기도 탄탄하다는 평가다.
스프링캠프 9경기에서 타율 1할3푼3리(18타수 2안타)로 아쉬운 모습이 보였던 그였지만, 시범경기 홈런 행진을 펼치며 장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허인서는 "캠프 때는 내가 생각했던 대로 안 된 게 많았다. 한국에 들어와서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조언해주셨던 부분을 더 생각하고 연습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며 "타격할 때 약간 들려서 맞는 게 있었다. 감독님께서 눌러 쳐보라고 하셔서 연습 때부터 그렇게 했다. 타석에서는 타이밍만 맞추자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정규시즌은 아니지만, 1군 경기에서 나온 첫 홈런. 허인서는 "잘 맞은 느낌은 있는데 먼 쪽으로 조금 먼 쪽으로 가더라. 넘어갈 줄 몰라서 전력으로 뛰었는데 넘어갔다. 1군 야구장에서 치니 기분도 새로웠다"라며 "넘어가는 순간 특별한 생각이 든 건 없다. 그냥 넘어갔네라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이틀 만에 나온 멀티 홈런에 대해서는 "최근 타격감이 좋은데, 감독님과 타격코치님의 조언을 훈련 때부터 따르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홈런 두 개 모두 승리에 도움이 된 거 같다 기분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이재원의 공백을 지워야 하는 상황. 허인서는 "(이)재원 선배님이 계실 때에는 수비 쪽에 많이 나가면서 (최)재훈 선배님 체력 관리도 많이 됐던 거 같다. 나도 이제 시즌에 들어가면 최대한 경기에 나갔을 때 불안해 보인다거나 그런 거 없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포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주전 포수로 활약하고 있는 최재훈은 든든한 멘토다. 허인서는 "경기 때 안타를 맞았을 때나 이럴 때 선배님이었으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많이 여쭤봤다"고 밝혔다.
수비 역시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허인서는 "투수들 볼이 대부분 좋아서 투수가 제일 잘 던지는 공 위주로 경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멀티 홈런' 뒤에도 수비 실수를 아쉬워하기도 했다. 허인서는 "포일도 있었고 송구 미스도 나와서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시즌을 준비해야 하겠다"고 짚었다.
허인서는 "2군에서 나갈 때와 1군에서 나갈 ?? 똑같다. 한 번 방심하면 경기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많이 있어 방심을 최대한 안하려고 한다. 경기에 하나한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스타팅으로 나갈 땐 '내가 주전포수다'라는 마음으로 나간다. 그래야 자신감을 갖고 게임을 할 수 있다. 최재훈 선배님도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땐 항상 네가 주전이라는 생각으로 하라'고 말씀해주신다"고 이야기했다.
허인서는 "나갈 때마다 잘할 수는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대한 열심히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작년에 준우승을 했는데 올해도 높은 자리에서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올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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