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복수'를 외쳤지만, '복수 당한' 미국이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이 입은 상처가 적지 않아 보인다. 2023년 대회 결승전에서 주장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준우승 눈물을 흘렸던 미국은 이번 대회 캐치프레이즈로 '복수'를 전면에 내걸었다. 안방에서 1점차로 놓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고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열의로 가득찼다. 이를 위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를 필두로 초호화 멤버를 꾸렸다.
그러나 결과는 이번에도 준우승. 베네수엘라로 결승전 상대가 바뀌었음에도 2대3, 거짓말처럼 똑같은 패배를 당했다. 특히 상대가 그동안 미국에 압송 당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문제로 분을 삭이던 베네수엘라라는 점이 인상적. 베네수엘라는 이번 WBC 우승 직후 임시공휴일을 선포하는 등 축제 분위기다. 반면 미국은 또 다시 안방에서 놓친 우승에 허망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팬들의 비난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미국 매체 팬사이디드가 19일(한국시각) 이번 WBC에서 부진했던 미국 대표팀 선수 5명을 꼽아 눈길을 끌고 있다.
5위는 포수 칼 랄리(시애틀 매리너스). 지난해 포수 최초 60홈런의 주인공인 랄리는 이번 대회 3경기에서 9타수 무안타의 처참한 성적에 그쳤다. 4개의 볼넷을 골랐고, 1타점 4득점도 기록했으나 삼진만 5번을 당하며 한방을 기대했던 미국을 실망케 했다.
4위는 주장 저지. 오타니와 함께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로 꼽혔던 저지지만, 랄리와 마찬가지로 이번 WBC에선 타율이 0.222로 저조했다. 두 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으나, 정작 중요한 결승전에서는 침묵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대회 6경기 타율 0.250이었던 바비 위트 주니어(캔자스시티 로열스)와 0.143으로 더 부진했던 알렉스 브레그먼(시카고 컵스)이 각각 3위와 2위로 이름을 올렸다.
대망의 1위는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스쿠발은 이번 대회 최종명단 발표 후 1라운드 최약체인 영국전에만 던진 뒤 떠나겠다고 선언해 논란이 됐다. 영국전을 마친 뒤 대표팀 잔류를 시사하는 발언도 했으나, 결국 디트로이트로 돌아가는 쪽을 택했다. 결승전 뒤 시상식에 참가했지만, 미국 팬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다만 팬사이디드는 스쿠발의 결정이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닐 수도 있음에 무게를 뒀다. 매체는 '이번 스쿠발 문제에는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스쿠발이 올 시즌을 마친 뒤 FA가 되는 가운데 리스크를 감수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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