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 공은 어떻게 치는 건가요. 정답좀 알려주세요.
2026 시즌 KBO리그가 힘찬 출발을 알렸다. 28일 개막전부터 '박 터지는' 싸움으로 야구팬들을 흥분케 했다.
올해도 KBO리그는 ABS와 함께 한다. 허구연 총재가 전 세계 프로 리그 통틀어 최초로 도입한 자동 볼 판정 시스템. 벌써 3년차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KBO 약속과 달리 구장마다 존이 다르고, 경기마다 존이 달라진다며 현장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첫 시즌에는 너무 높은 공을 잡아줘 타자들이 도저히 칠 수 없다고 하자, 지난해 2년차에는 존을 낮추기도 했다. 구단들은 ABS 시스템은 모든 구장 똑같이 적용된다는 말을 이제 믿지 않는다. 아예 전력 분석의 영역으로 보냈다. 각 구장마다 스트라이크가 잡히는 존을 연구하고 경기에 들어간다.
그래도 ABS가 호평을 받은 건 공정성 때문이다. 기계다. 오차가 있을 수 없다. 그러니 선수와 심판이 얼굴 붉힐 일이 없다. 이게 최고 장점이다. 누가 봐도 볼 같아도, 기계가 스트라이크라고 하면, 누가 봐도 스트라이크인 것 같은데 기계가 볼이라고 하면 타자도 투수도 억울함을 감추고 수긍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도 야구 본질을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ABS가 작동해야 한다. 즉, 타자가 정타를 만들 수 있는 코스에 들어가야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야 한다는 의미다.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1회초 7-7 상황 키움은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김재현. 너무나도 중요한 순간. 타자 김재현, 투수 강재민 모두 집중했다. 풀카운트 승부. 강재민의 공이 몸쪽 높은 곳으로 날아들었다. 확실한 볼로 보였다. 포수가 프레이밍을 시도했지만, ABS상에서는 의미가 없었다. 모두가 밀어내기라고 생각할 때, 구심은 스트라이크 아웃을 선언했다.
정말 공 아래쪽 부분이 ABS존 선 맨 위를 살짝 스치고 가는 수준의 판독이 나왔다. 물론 강재민의 공이 떠오른 면도 감안해야 하겠지만, 육안으로 봤을 때 타자가 그 코스로 오는 걸 알아도 절대 칠 수 없는 코스였다.
강재민이 그 코스로 던지겠다고 의도를 했다면 모를까, 누가 봐도 풀카운트 상황서 힘이 들어가 공이 위로 뜨는 장면이었다. 그게 허무하게 스트라이크 판정이 된다면, 타자 입장에서는 땅을 칠 노릇. 하지만 기계가 선언했다고 하니 하소연 할 곳도 없었다. 심지어 중계를 하던 이대형 SPOTV 해설위원도 "모두가 볼이라고 생각했겠지만, ABS는 스트라이크라고 했다"며 상황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 다음 타자 박찬혁이 2타점 안타를 쳤기에 망정이지, 저 판정으로 키움이 이길 기회조차도 잡지 못했다면 후폭풍이 클 뻔 했다. 또 김재현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점수를 내고, 이어진 상황에서 박찬혁이 똑같은 안타를 때렸다면 충격의 역전 끝내기 패 상황도 없을 수 있었다.
ABS는 스트라이크 존을 직사각형으로 잡는다. 야구 규정으로도 그건 맞다. 하지만 인간 심판이 볼 때는 사각형 꼭지점 부근 공들은 쉽게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타자가 칠 수 없는 코스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기계는 인정이 없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ABS를 존중하지만, 그렇게 극단적으로 칠 수 없는 공을 막기 위해 그 위치로 가는 공들은 공 절반 이상이 걸쳐야 스트라이크를 주자, 아니면 존 꼭지점 부근을 조금 둥글게 깎아야 한다 등의 의견을 냈다. 하지만 ABS는 철옹성이다.
이날 김재현 삼진 장면 뿐 아니다. 중요한 순간, 흐름을 바꾸는 스트라이크 판정들에 현장 관계자들은 "ABS가 투수 살려줬네"라는 말을 쓰고 있다. 이건 야구가 아니라 운이 작용하는 게임의 영역이다. ABS의 좋은 의도는 살려가되, 야구 본질이 훼손되지 않을 보완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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