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년 차 시즌을 맞은 삼성 라이온즈 좌완 파이어볼러 배찬승(20).
온통 선배들 뿐인 그에게도 딱 한명 후배가 있다. 유일한 1군 루키 생존자 장찬희(19)다. 아끼는 후배를 지키기 위한 헌신적 역투가 대역전승의 출발점이 됐다.
화려한 홈런포와 대량 득점의 이면에는 어린 투수의 '후배 사랑'과 베테랑 포수의 '헌신'이 있었다.
배찬승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막아내며 대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시즌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7일 광주 KIA전, 삼성이 1-3으로 뒤진 7회말 마운드에 오른 루키 장찬희는 선두 타자 데일에게 초구 투심을 던졌다가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희생번트와 고의4구로 1사 1, 3루. 분위기상 추가실점은 곧 패배를 의미했다.
중요한 승부처. 박진만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선택은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강한 구위의 소유자 배찬승이었다. 팀과 장찬희을 구하기 위해 올라온 배찬승은 침착하게 상대 중심 타선을 요리했다.
일단 카스트로를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 유인구로 유격수 플라이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이어 나성범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빠른 공으로 좌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포수 강민호도 실점이 될 수 있었던 폭투성 공을 온 몸으로 막아내는 투혼으로 배찬승을 도왔다. 배찬승은 인터뷰에서 "민호 선배님께서 잘 잡아주신 덕분에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다"고 베테랑 포수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이어 "동생(장찬희)의 점수를 꼭 막아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올라갔다"며 "무실점으로 막아내 너무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위기 뒤 찬스' 상황이 예외 없이 찾아왔다.
배찬승이 7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자, 삼성 타선은 8회초 대거 5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단숨에 뒤집었다. 9회에도 4점을 추가한 삼성은 결국 10대3 대승을 거뒀다.
시즌 첫 승리가 배찬승에게 주어졌다.
배찬승은 "결과적으로 승리 투수가 됐지만, 그보다 팀이 이겨서 정말 기분이 좋다"며 "추운 날씨에도 광주까지 와주신 팬분들의 함성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함성에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시즌 데뷔해 이제 막 막내 신분을 벗어난 배찬승.
그 하나 뿐인 귀한 후배를 아끼는 마음을 담은 전력 투구가 후배도 지키고, 팀도 지켰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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