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전날 '12실점 참사'를 기록한 좌완 이승현을 향해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질책을 쏟아냈다.
박 감독은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3차전이 우천 취소된 후 "부상 선수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하늘이 도와주신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으나, 이승현의 이름이 나오자 표정이 굳어졌다.
박진만 감독은 전날 2⅔이닝 11안타 8볼넷 12실점으로 무너진 이승현에 대해 "(퓨처스리그에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박 감독은 "선발 투수는 로테이션을 돌며 5일 동안 훈련 스케줄과 루틴을 모두 팀에서 맞춰준다. 불펜 투수들이 매일 스트레스 속에 대기하는 것에 비하면 사실상 '왕 대우'를 받는 것인데, 어제의 대응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어 "아무리 컨디션 편차가 있다고 해도 그 정도 수준이면 믿음을 가질 수 없다. 선발 한 명 때문에 일주일 계획이 다 흐트러질 수 있는데, 3회도 못 버티고 내려가는 것은 선발로서 최악의 경기"라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승현은 이날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팔꿈치 부상을 털고 12일 대구 NC전에 돌아오는 에이스 원태인의 복귀 일정에 맞춘 '5선발 낙점'도 자연스레 양창섭으로 굳어졌다.
박 감독은 이승현의 복귀 시점에 대해 "10일보다 더 걸릴 수도 있다. 어제는 제구도 안 되고 구속도 떨어져서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 컨디션이 안 좋아도 이 정도 편차가 나면 1군에서 쓸 수가 없다"며 퓨처스리그에서의 확실한 재준비를 지시했다.
이승현의 향후 보직에 대해서는 "불펜 활용은 어려울 것 같다. 선발로 착실히 준비시켜 구위가 올라오면, 기존 선발진에 공백이 생길 때 대체 자원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필요할
경우 현재 롱릴리프로 뛰는 장찬희를 퓨처스리그로 내려 본격적인 선발 수업을 시킬 계획도 있다"며 5선발 자원에 대한 원점 재검토를 시사했다.
우천 취소와 엔트리 변동에 따라 삼성의 선발 로테이션도 확정됐다.
10일 대구 NC전을 시작으로 후라도 잭 오러클린 원태인 최원태 양창섭 순이다.
삼성은 이날 이승현과 함께 전날 경기에서 왼쪽 햄스트링을 다친 김태훈과 함수호를 말소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박승규 이성규 류승민이 콜업됐다.
박 감독은 "내일 구창모 선수가 선발로 나올 경우 박승규를 선발로 쓸 생각"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이승현의 충격적인 부진과 우천 취소가 겹친 삼성. 박진만 감독의 강력한 메시지가 이승현의 미래에 쓴약이 될 지 지켜볼 일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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