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데뷔 첫 4번 타자 출전한 김도영은 홈런을 치고도 웃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4번 타자라는 책임감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홈런보다 아쉬움이 먼저였고, 환호보다 다음 타석 준비가 더 중요했다.
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프로 데뷔 처음으로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경기에 더 집중했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자리였지만, 김도영은 침착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첫 타석이던 1회에는 볼넷으로 출루하며 출발했다. 두 번째 타석 만루 찬스가 찾아왔지만 김도영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2회 1사 만루 찬스에서 김도영은 삼성 선발 이승현의 초구 139km 높은 직구를 노렸지만 2루수 인필드플라이로 물러났다. 희생타조차 만들지 못한 결과였다.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한 김도영은 자책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4번 타자로서 해결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다. 이후 2사 만루에서 카스트로가 싹쓸이 2루타를 터뜨리며 KIA는 단숨에 점수 차를 벌렸지만, 김도영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리고 3회말, 김도영의 배트에서 홈런이 터졌다. 8-1로 앞선 1사 1루 상황에서 김도영은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체인지업을 잡아당긴 타구는 순식간에 좌측 담장 너머로 사라졌다. 데뷔 첫 4번 타자로 나선 김도영의 투런포가 터진 순간이었다. 점수는 10-1까지 벌어졌다. 이어 나성범의 투런포까지 터지며 KIA 더그아웃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김도영은 달랐다. 홈런 직후 포효하며 감정을 한 번 쏟아냈지만, 더그아웃에서는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 평소처럼 단체 세리머니에 참여한 뒤 곧바로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김도영은 레그킥 타이밍과 스윙 궤적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스윙을 반복했다. 마치 범타로 물러난 타자처럼 다음 타석 준비에 집중했다. 홈런을 치고도 만족하지 않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이날 김도영의 집중력은 경기 내내 이어졌다. 홈런 이후에도 차분하게 다음 타석을 준비하며 4번 타자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나성범 역시 홈런 이후 크게 기뻐하지 않고 다음 타석 준비에 집중하며 중심 타선의 분위기를 함께 끌어올렸다.
이날 KIA 타선은 폭발했다. 카스트로는 5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했고, 나성범은 4타수 3안타 1홈런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김도영도 데뷔 첫 4번 타자 경기에서 5타수 1안타 2타점 2득점 1볼넷 1삼진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KIA는 선발 전원 안타·전원 득점이라는 기록까지 세우며 장단 19안타를 몰아쳤다. 결국 삼성에 15-5 대승을 거두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김도영의 태도였다. 데뷔 첫 4번 타자로 홈런을 터뜨리고도 기뻐하기보다 다음 타석을 준비했던 모습. 만루 찬스에서 놓친 아쉬움을 스스로 되새기며 끝까지 집중했던 김도영의 책임감이 KIA 타선 폭발의 또 다른 배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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