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디펜딩챔피언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힘든 상황일수록 여유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초반 순위 레이스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했다.
염 감독은 15일 잠실 롯데전에 앞서 '10승 선착'은 중요하지 않다고 짚었다.
LG는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리그에서 가장 먼저 점령했다. 2025년에는 한때 한화에 1위를 빼앗기기도 했지만 끝내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LG는 올해 개막 3연패로 출발했다. 하지만 8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다. 15일 롯데전에 연승을 마감하면서 0.5경기 차 2위로 내려왔다(1위 삼성).
염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을 때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시즌을 치르면 어차피 고비가 두세 번은 온다. 그 때 커버할 수 있는 승수를 미리 쌓아두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길 수 있을 때 최대한 이겨놓고 연패 흐름에 빠지면 잘 버텨야 한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승운이 있을 때 집중을 해야 한다. 그 한 경기 주어진 여건 안에서 최대한 최선을 다해 승수를 쌓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한다. 보셔서 다들 아시겠지만 안 풀릴 때에는 그냥 못 이긴다. 우리가 잘 나갈 때 더 집중해야 한다. 우리에게 승운이 붙어 있을 때 우리가 그 운을 걷어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질 때에도 여유가 필요하다.
염 감독은 "연패를 끊으려고 막 발버둥 친다고 절대 끊어지지 않는다. 억지로 끊으려고 지고 있는데 필승조 쓰고 지고 결국 지켜야 할 때 과부하 걸려서 필승조가 뒤집혀서 지고 그렇게 연패가 길어진다. 야구는 어차피 144경기를 한다. 다 흐름이다. 타자들도 흐름이 있고 투수들도 흐름이 있다. 우리가 지금 평균자책점 1등인데 이 흐름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게 야구"라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늘 조급함과 스트레스를 경계했다.
그는 "나는 노력하면 안 되는 게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안 되는 것도 있다. SK(현 SSG) 때 쓰러지고 깨우쳤다. 사람이 항상 여유의 공간이 있어야 시야도 넓어진다. 예전에는 날을 새서라도 해결책을 찾고 해결이 될 때까지 잠을 못 잤다. 요즘은 딱 집에가서 타순 짜면 내려놓고 생각 안 한다. 옛날에는 안 됐는데 지금은 그게 좀 된다"며 웃었다.
사실 야구 잘 되면 그만한 만병통치약이 없다.
염 감독은 "야구를 하면서 쉬어 본 날이 없었다. 25년 동안 잠도 안 자고 대충 먹고 그랬다. 내 몸을 혹사시켰다. 스트레스가 가시질 않았다. 물만 먹어도 토하고 그런 공황장애 증상이 한 번 찾아오면 일주일을 갔다. 그런데 우승을 하니까 낫더라. 2023년에 우승하고 다 사라졌다. 우승하기 전까지도 약을 엄청 먹었다"고 돌아봤다.
아이러니하게도 우승 이후 조금 내려놓으니 야구가 또 잘 됐다. 여유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배웠다.
"최선을 다했으니 결과는 받아들이면 된다. 잘 안 되면 과감하게 내가 다 책임지고 잘리면 된다는 마음이 생기니까 여한이 없다. 그런데 그게 또 2025년 우승을 만들었다. 죽기 살기로 덤비기만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더라."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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