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이 '전설'을 예약했다.
오지환은 16일 잠실 롯데전 5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하면서 통산 2000경기 금자탑을 세웠다. KBO 역대 23호이자 유격수로는 두 번째다. 올해 안에 유격수 최다 출전 신기록도 가능하다.
오지환은 4타수 1안타 1도루 활약하며 7대4 승리에 앞장섰다.
오지환은 "기록이 걸린 날에 이겨서 다행이다. 팀에 피해 끼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회자가 될 수 있는 경기에 이겨서 다행이다. (기록이)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하게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수비 부담이 가장 큰 유격수 포지션으로 그리고 또 원클럽맨으로 2000경기 의미는 남다르다.
오지환은 "너무 감사하다. 한 팀에서 2000경기를 뛸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다. 제 자리 유격수라는 곳에서 이루어냈다. 한 번도 포지션이 바뀌지 않았다. 더 열심히 하려고 하고 그래야 한다는 책임감도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힘든 시간도 많았다. 오지환은 2009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했다. 신인 시절부터 주전 유격수로 뛰면서 시행착오도 많았다.
오지환은 "어렸을 때에는 그냥 나가서 경기 하는 게 좋았다. 눈치도 많이 봤다. 저 때문에 진 경기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오지환은 LG가 암흑기를 탈출한 2013년 무렵부터 리그 정상급 유격수 반열에 올랐다. 오지환은 2016년 20홈런을 폭발하면서 리그 대표 유격수로 우뚝 섰다. 2022년에는 25홈런 20도루를 달성하며 꽃을 피웠다. 2022년과 2023년 연속해서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석권했다.
오지환은 "20대 후반 부터 제 야구를 조금 할 수 있는 시간이 왔다. 야구가 좀 재미있어지니까 또 내가 흘려보낸 시간들이 생각나고 아까웠다. 그러다가 FA를 두 번하고 한 팀에서만 뛰다 보니까 고참이 되어 있더라"며 지난 나날들을 추억했다.
오지환은 2023년에는 LG를 29년 만에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MVP에 등극하며 LG의 오랜 숙원을 풀었다. 2025년 징검다리 우승까지 달성했다.
하지만 아직 배고프다.
오지환은 "최근에 많이 누렸지만 아직 갈증이 난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오히려 다른 팀들의 우승을 지켜본 게 더 많다. 어린 친구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다. 내가 고참이 되고 나서야 최근에 우승 두 번 했다. 뭔가 해냈다는 느낌보다는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승'을 갈망했다.
그는 팀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선수로 기억되길 희망한다.
"우승 다섯 번은 채웠으면 좋겠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안다. 나중에 트윈스의 선수로 기억될 때 '아 그 선수' 하면서 기억되고 싶다. 그런 생각을 꿈꾸면서 하고 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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