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가 뼈아픈 역전패와 함께 시즌 첫 연패를 당했다.
21일 대구 SSG전. 삼성은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4로 추격을 허용했다. 이어 연장 10회초에 박성한에게 통한의 적시타를 허용하며 4대5로 패했다.
박성한과의 승부. 삼성 배터리의 선택에 아쉬움이 남는다.
4-4로 맞선 연장 10회초 2사 2루, 타석에는 SSG '공포의 톱타자' 박성한이 들어섰다.
박성한은 5할(0.486)에 가까운 타율로 리딩히터를 굳게 지키고 있는 신들린 타격감의 소유자.
이날은 시작부터 기분이 좋았다. 1회초 타석에 서기 무섭게 삼성 선발 최원태의 144㎞ 초구를 노려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1982년 롯데 김용희 이후 무려 44년 만에 KBO리그 역대 개막 최다 연속경기 안타 신기록(19경기)이 탄생하는 순간.
이 안타를 시작으로 첫 타석부터 부담을 덜고 신바람을 냈다. 3회 볼넷→4회 희생플라이→7회 안타까지 좋은 결과를 이어갔다. 10회 6번째 타석 전까지 3타수2안타 1볼넷 1득점 1타점으로 펄펄 날고 있었다.
박성한의 뒤에는 이날 병살타를 포함, 무안타로 침묵하던 정준재가 대기하고 있었다.
연장 10회 상황과, 당일 타격 컨디션을 두루 고려했을 때, 굳이 박성한과 정직한 승부를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미야지 강민호 배터리의 선택은 정면돌파였다.
초구 몸쪽 높은 144㎞ 직구로 박성한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긴가민가 했던 박성한으로선 '나랑 승부를 하는구나' 직감했던 볼 배합. 2구도 직구였지만 먼 쪽으로 빠졌다.
1B1S. 또 한번 직구가 왔다. 이번에는 148㎞ 가운데 빠른 공이었다. 박성한의 배트가 돌았고 2루베이스를 타고 넘는 적시타가 됐다. 결과론이지만 삼성 입장에서는 무척 아쉬웠던 장면이었다.
대놓고 거르지는 않더라도 최대한 어렵게 승부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삼성 벤치나 배터리가 박성한을 거르지 않은 이유는 있엇다.
마운드에 선 미야지의 종 잡을 수 없는 제구 문제 때문이었다. 미야지는 좋을 때와 나쁠 때의 편차가 극과극인 지킬박사와 하이드다.
강력한 구위와 변화구를 보유했지만, 제구가 들쑥날쑥 하다. 잘 던지다가도 느닷 없이 볼넷이나 사구, 폭투를 내줄 수 있는 예측이 힘든 야생마 같은 유형의 투수.
실제 미야지는 앞선 타자 오태곤에게 사구를 허용하는 등 불안한 제구를 보였다.
만에 하나 1루를 채워 1, 2루를 만들었다가 부담을 느껴 스스로 무너질 것을 우려한 벤치의 고육지책. '차라리 구위로 윽박질러라'는 무언의 지시를 내린 셈이다.
다만, 승부를 택했더라도 볼 배합은 다소 아쉬웠다.
미야지는 9회 2사 만루 절체절명 위기를 만든 김재윤을 구원 등판, 김재환을 포크볼 3개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직전 오태곤의 몸에 맞는 공이 포크볼이었던 터라 살짝 불안감이 있었겠지만, 미야지의 포크볼과 슬라이더는 S존 근처로만 형성되면 결코 공략하기 쉽지 않은 구종이다.
하지만 박성한을 상대로는 빠른 직구 3개를 연달아 던졌고, 결국 3구째 한가운데 몰린 직구가 박성한의 방망이에 걸렸다.
연장 10회 2사 2루 상황에서 상대 팀에서 가장 강한 타자를 피해 1루를 채우는 것은 큰 부담 없는 당연한 선택이다. 1점을 내주지 말아야 할 상황 속 2사 2루와 2사 1, 2루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포스아웃 상황을 만들어 내야 수비 선택지를 넓힐 수도 있다.
결국 미야지의 들쑥날쑥한 제구가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와의 정면승부라는 '모험'으로 이어졌다.
에이스 원태인의 사과로 시작해 개막 후 팀의 첫 연패로 끝난 하루. 만원관중에 육박했던 삼성 홈 팬들에게 진한 아쉬움을 남긴 하루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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