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괜찮습니다. 그냥 이 악물고 준비하면 됩니다."
유강남(롯데)이 모를 리 없었다. 언젠가부터 '유강남이 빠지니까 실점이 줄었다'는 인과관계가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속내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겉으로는 괜찮다고 했다.
롯데 부동의 마무리 김원중도 시즌 초반 가시밭길을 걸었다. 김원중은 지난해 12월 교통사고를 당했다. 갈비뼈 미세골절. 그탓에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시즌 준비가 남들보다 1개월 이상 늦었다.
147~148㎞을 던지던 김원중의 스피드가 145㎞를 밑돌았다. 김원중은 결국 마무리를 반납했다. 6회 7회에 울려퍼지는 종소리(김원중 등장곡)는 어색했다. 김원중의 평균자책점은 8.59까지 올라갔다.
유강남과 김원중은 실력으로 증명했다. 자신을 향하던 비난의 화살을 환호로 뒤바꿨다.
유강남은 28일 부산 키움전 오랜만에 선발 마스크를 썼다. 김진욱-손성빈 배터리가 롯데의 7연패를 끊었던 4월 8일 이후 처음이었다.
유강남은 김진욱과 호흡을 맞춰 5이닝 2실점을 합작했다. 이날 김진욱은 우타자를 상대로 던진 패스트볼이 정교하지 못했다. 높고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이 많았다. 볼넷 3개로 최소화하면서 5회까지 나름 최소실점으로 버텨냈다.
유강남은 두 번째 투수 현도훈의 프로 데뷔 첫 승을 함께 만든 포수가 되기도 했다. 현도훈은 2018년 5월 8일 데뷔전 이후 3160일 만에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6회와 7회를 실점 없이 깔끔하게 정리했다.
유강남은 타석에서도 빛났다. 4타수 2안타 2루타 2개 1득점을 기록했다. 7회말에 2루타를 치고 대주자 손성빈과 교체됐다.
김원중은 더욱 극적인 순간에 부활했다. 5-2로 넉넉하게 앞선 9회초, 임시 마무리 최준용이 흔들렸다. 연속 안타를 맞고 5-4까지 쫓겼다. 심지어 동점 주자를 깔고 무사 1루에 김원중이 출격했다.
김원중은 병살타와 탈삼진으로 승리를 지켰다.
김원중은 "그렇게 감정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라가는 편이 아니다. 극적이라는 생각은 안 했다. 상태가 안 좋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냥 늘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며 응원을 당부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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