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또 한 명의 일본인 거포가 메이저리그를 접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홈런왕과 신인왕, 나아가 MVP를 거머쥘 수도 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마침내 메이저리그 홈런 순위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무라카미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레이트필드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결승 3점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8대7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무라카미가 홈런을 친 것은 7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다. 화이트삭스는 1-5로 뒤진 7회 무사 1,2루에서 트리스탄 피터스의 적시타로 2-5로 추격한 뒤 계속된 무사 만루서 앤드류 베닌텐디의 2루타로 2점을 보태 4-5로 따라붙었다.
이어 상대투수가 좌완 드류 포머랜츠로 바뀐 가운데 무라카미가 무사 2,3루서 타석에 들어섰다. 차분하게 공을 고르던 무라카미는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한복판 낮은 존으로 날아드는 92.9마일 직구를 잡아당겨 우중간 쪽으로 날렸다.
발사각 48도, 타구속도 95.8마일의 속도로 뻗어나간 타구는 우중간 펜스를 살짝 넘어갔다. 비거리 382피트로 1만193명의 홈팬들은 무라카미를 연호하며 열광의 도가니를 연출했다. 지난 25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후 3일 만에 터뜨린 대포.
이제 무라카미는 양 리그를 합쳐 홈런 단독 1위가 됐다. 2위는 10개를 친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와 휴스턴 애스트로스 요단 알바레스다. 이어 양키스 벤 라이스와 워싱턴 제임스 우드가 10홈런으로 공동 4위.
지난해 AL, NL 홈런왕인 시애틀 매리너스 칼 롤리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카일 슈와버는 각각 7개, 9개를 치고 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6개로 한참 처져 있는 상황. 이런 흐름이라면 무라카미가 올시즌 홈런 레이스를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타력은 이미 으뜸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9경기에서 타율 0.243(103타수 25안타)를 친 무라카미는 2루타와 3루타가 없다. 즉 메이저리그 데뷔 첫 장타 12개가 모두 홈런이라는 얘기. 이는 1900년 이후 무라카미가 최초다.
또한 '모 아니면 도'식의 타격을 하는 거포의 잣대인 타석 대비 '홈런+볼넷+삼진'의 비율, 즉 순수 결과물(true outcomes) 비율 부문서 무라카미가 2위다. 무라카미는 12홈런과 22볼넷, 41삼진을 합친 수치가 126타석 중 59.5%를 차지한다. 1위는 애슬레틱스 닉 커츠(60.0%)이고, 밀워키 브루어스 개럿 미첼(58.6%)과 우드(58.2%)가 3,4위다.
이 지표에 사구가 들어가지 않는 것은 WHIP와 마찬가지다. 사구는 홈런, 볼넷, 삼진과 달리 타자의 적극적인 행위로 얻어진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29경기를 기준으로 최다 홈런 부문서 무라카미는 역대 공동 4위에 랭크됐다. 이 부문 1위는 2018~2019년에 걸쳐 14개를 날린 신시내티 레즈 외야수 아리스티데스 아퀴노다.
상황이 이러하자 화이트삭스 팬들은 무라카미를 MVP로 벌써 언급하고 있다. MLB.com은 "오늘 경기 시작 한참 전인데도 소규모 팬들이 레이트필드에 등장해 무라카미를 향해 MVP를 연호했다. 일본 출신인 그에 대해 AL 최고의 선수인지를 논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면서 '아마도 올해의 루키가 훨씬 잘 어울리는 기대치일 것이다. 리듬감에 맞춰지는 단어는 아니지만'이라고 전했다.
무라카미는 경기 후 홈런 상황에 대해 "공을 몸 앞에 놓고 쳐서 무언가를 얻고 싶었다. 그렇게 됐다"며 "그런데 넘어갈 것 같지는 않았는데 넘어갔다. 기쁘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무라카미는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적용하면 올시즌 67홈런을 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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